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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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허가심사 당시 제출했던 자료는 허위로 밝혀져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키로 했다.

식약처는 28일 인보사케이주의 주요 성분인 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식약처는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의 진위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코오롱생명과학에 2액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이유를 입증할 수 있는 일체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식약처 자체 시험검사와 코오롱생명과학 현장조사, 미국 현지실사 등 추가 검증을 실시해 2액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임을 확인했다.

또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허위자료를 제출했고, 허가 전에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숨기고 제출하지 않았으며,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이유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식약처는 전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가짜 자료 제출

[종합]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허가 취소…제출자료 '가짜' 확인
허위자료 제출이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품목허가 취소, 코오롱생명과학 형사고발의 주요 이유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 국내 연구소 현장조사 결과,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 중 '2액이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는 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2액이 1액과 같은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려면 '1액(연골세포)'과 '2액'의 단백질 발현양상을 비교·분석해야 한다. 그런데 '1액과 2액의 혼합액'과 '2액'을 비교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식약처가 2액의 최초 세포를 분석한 결과, 신장세포에서만 발견되는 특이 유전자가 검출됐다. 이는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당시 신장세포가 아니라는 증거로 제출한 자료가 허위였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또 허가 전에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숨겼다. 식약처의 미국 코오롱티슈진(인보사케이주 개발사) 현지실사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전에 2액 세포에 삽입된 'TGF-β1' 유전자의 개수와 위치가 변동된 사실을 알고도 관련 내용을 식약처에 알리지 않았다. 유전자치료제에서 세포에 삽입되는 유전자의 개수와 위치는 의약품의 품질과 일관성 차원에서 중요한 정보다.

그리고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 코오롱티슈진의 미국 임상용 제품의 위탁생산업체의 검사를 통해 2액이 신장세포임을 확인했다며 지난달 이를 공시하기도 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러한 검사결과에 대한 이메일을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받았다. 때문에 2017년 당시부터 코오롱생명과학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식약처는 판단했다.

◆"인보사, 안전성에는 큰 문제 없어"

식약처는 세포사멸시험을 통해 44일 후 세포가 더 이상 생존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임상시험 대상자에 대한 장기추적 관찰 결과 약물과 관련된 중대한 부작용이 없었다는 점, 전문가 자문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현재까지 인보사케이주의 안전성에는 큰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니라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신장세포로 확인됨에 따라, 만약의 부작용에 대비하기 위해 식약처는 전체 투여환자에 대한 특별관리와 15년간 장기 추적조사를 추진한다.

우선 코오롱생명과학이 모든 투여환자에 대해 병의원을 방문해 문진을 실시하게 한다. 또 혈액 및 관절강에서의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이상반응이 나타나는지를 조사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식약처 '약물역학 웹기반 조사시스템'에 등록된 투여환자를 대상으로 관련 기관과 연계해 투여환자의 병력, 이상사례 등을 조사·분석할 계획이다. 현재 등록된 투여 환자는 1040명이다.

◆식약처, 첨단바이오의약품 관리 강화

식약처는 이번사건을 계기로 회사가 제출한 자료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단계부터 허가, 생산 및 사용에 이르는 전주기의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키로 했다.

'인체세포 등 관리업'을 신설해 세포의 채취부터 처리 보관 공급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안전 및 품질관리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구개발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신약은 허가 신청 시 최신의 시험법으로 다시 재검증 자료를 제출토록 할 예정이다. 중요한 검증의 경우 식약처가 직접 진행한다. 세포의 혼입 가능성이 있는 경우 연구개발과 제조 등에 사용된 세포에 대한 유전학적 계통검사 결과를 제출토록 한다.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판매·투여내역 및 이상사례 등록 등 장기추적조사도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심사 전담인력을 확충하고 심사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초 개발 신약, 첨단기술 등 보다 전문적 심사가 필요한 경우 품목별 특별심사팀을 구성한다. 내부 교차검토와 함께 외부 기술자문을 실시하는 등 심층적 심사를 실시하게 된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