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 실손보험 청구 키오스크. 환자 번호를 입력하고 진료비 결제를 마치자 ‘실비보험 청구’라는 문구가 떴다. 보험사 목록에서 KB손해보험을 선택한 뒤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자 ‘실비보험 청구가 정상적으로 접수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진료비 결제와 보험 청구에 1분이 채 안 걸렸다.
실손보험 가입자가 중앙대병원에 설치된 키오스크로 실손보험을 청구하고 있다.   /KT 제공
실손보험 가입자가 중앙대병원에 설치된 키오스크로 실손보험을 청구하고 있다. /KT 제공
KT가 지난달 중앙대병원에 설치한 실손보험 다이렉트 청구 플랫폼은 철저히 환자 중심이다. 서류를 떼서 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크게 줄었다. 지금까지 실손보험을 청구하려면 최소 세 가지(진료비 청구서, 개인정보 동의서, 진료비 영수증) 서류를 준비해야 했다. 이를 병원에서 발급받은 뒤 팩스 등으로 보험사에 보내야 보험 청구 절차가 끝났다. 입원 기간이 긴 환자들은 준비물이 더 많았다. 많게는 수십 장의 서류가 필요했다. 서류 한 장이라도 누락되면 ‘처음부터 다시’다. 서류를 다시 떼기 위해 제주도에서 서울로 비행기를 타고 가는 사례까지 있었다.

KT의 실손보험 다이렉트 청구 플랫폼을 활용하면 별도의 서류 발급 과정 없이도 실손보험 청구 과정을 마칠 수 있다. 키오스크에서 터치 몇 번만 하면 서류가 병원에서 보험사로 바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의료 기록에서 문제되는 보안 문제도 기업 전용망을 통해 해결했다. IP를 숨겨 외부에서 망에 침입할 수 없는 방식이다. KT는 실손보험 다이렉트 청구 플랫폼을 탑재한 키오스크를 중앙대병원에만 18대 마련했다.

보험사들도 실손보험 다이렉트 청구 플랫폼을 반긴다는 설명이다. 번거로운 서류 작업이 줄기 때문이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전체 보험 업무 중 40%가량이 실손보험”이라며 “실손보험 업무의 90%가 통원, 입원 의료비 지급 관련 증빙 정리에 들어갔던 만큼 업무 효율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KT는 현재 중앙대병원에 KB손해보험의 실비보험 청구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6월에는 강북삼성병원, 7월에는 삼성화재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