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는 사람마다 고유의 미생물이 살고 있다. 개인 고유의 미생물을 천연 추출물로 조절하면 부작용 없이 자연스럽게 피부가 좋아질 수 있다는 개념에서 출발한 화장품이 있다. 케이바이오랩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비꽃(VI:KKOT) 하늬’다. 2016년 김태종 국민대 임산생명공학과 교수가 차린 회사다.
김태종 케이바이오랩 대표가 피부 미생물 조절 화장품 ‘비꽃 하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태종 케이바이오랩 대표가 피부 미생물 조절 화장품 ‘비꽃 하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생물로 피부환경 개선

김 케이바이오랩 대표는 30년 동안 미생물 연구란 한우물을 팠다. 피부에 서식한 미생물을 연구하다 보니 미용과 피부개선 등 분야로 관심이 옮겨갔다. 김 대표가 회사를 창업해 국내 최초 미생물 조절화장품을 개발하게 된 배경이다.

케이바이오랩 '비꽃(VI:KKOT) 하늬', 국내 첫 미생물 조절 화장품 "피부 고민 잡는다"
김 대표는 “피부가 좋아지려면 미생물을 죽이는 게 아니라 잘 다스려야 한다”며 “피부에 살고 있는 좋은 미생물을 활성화하고 나쁜 미생물을 억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고려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생명공학 석사학위를 딴 뒤 미국 UC데이비스에서 미생물분자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미생물학자다.

기존 화장품이 피부에 직접 수분이나 영양분을 공급하는 방식이라면 비꽃 하늬는 피부에 서식하는 미생물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했다. 피부 환경에 좋은 미생물이 활성화되면 피부 면역력이 좋아진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역할을 하는 천연 추출물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보유하고 있는 400여 개 식용식물 추출물을 모두 테스트했다. 그 결과 19개 물질이 피부 미생물의 활동을 조절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5개 추출물을 조합했다. 임상시험을 통해 피부에 좋지 않은 황색포도상구균을 억제하고 피부에 좋은 표피포도상구균은 활성화하는 효과가 입증됐다. 이를 이용한 화장품 비꽃 하늬를 크림과 로션 두 가지 종류로 개발해 시장에 선보였다.

면역력 강화로 아토피 증상 완화

비꽃 하늬의 효능은 최근 입증됐다. 대한피부과학연구소가 민감성 피부인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 결과 이 제품을 한 달 동안 이용한 사람의 피부 내 수분 함량은 사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372%, 피부 탄력을 나타내는 치밀도는 229%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결이 45% 좋아졌고 피지분비조절 효과도 50%에 달했다. 피부의 붉은기도 31% 완화되는 등 피부 진정효과도 확인됐다.

케이바이오랩은 미세먼지가 피부에 달라붙는 것을 막는 미세먼지 흡착 방지 개선율이 37%로 나타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김 대표는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가 피부에 붙어 떨어지지 않으면 각종 피부 질환을 야기한다”면서 “비꽃 하늬를 바르면 미세먼지가 덜 달라붙게 된다”고 설명했다. 좋은 미생물이 많아지면 면역력이 개선되기 때문에 아토피 등 피부질환 증상 완화에도 쓰일 수 있다. 노화로 피부가 건조해진 노인의 피부 가려움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케이바이오랩은 이 같은 임상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말에는 마스크팩, 핸드크림, 토너, 세럼, 클렌저, 립밤, 미스트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내년에는 미세먼지용 라인과 아토피용 라인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비꽃 하늬 제품은 크림이 3만5000원, 로션이 3만2000원에 판매된다. 내년 말까지 매출 목표는 50억원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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