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머신러닝(기계학습)을 적용한 국내 주식 롱·쇼트(매수·매도) 포트폴리오를 23일 처음 공개했다. 신한금융지주 매수·코미팜 매도를 권했다. 머신러닝은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숨어있는 패턴을 찾아내는 기법이다.

한국투자증권 퀀트팀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시장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기존 모델의 성과가 저조해졌다며 앞으로 매달 제시하는 롱·쇼트 포트폴리오의 모델을 ‘머신러닝 팩터 모델’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팩터는 주가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뜻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 주가매출비율(PSR: 주가/주당매출), 부채비율, 이익전망치 조정, 거래대금 등을 포괄한다.

한국투자증권은 350개 팩터 가운데 최근 한 달 수익률과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10개를 찾아내 앞으로 오를 종목과 내릴 가능성이 큰 종목을 추렸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여개의 상장 종목을 대상으로 2조5000억개의 경우의 수를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대형주 매수 리스트에는 신한지주, 한국금융지주, 삼성화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GS건설, 컴투스, 삼성카드, 삼성SDS, 더블유게임즈 등의 종목이 올랐다. 매도리스트에는 코미팜, 일진머티리얼즈, LG이노텍, 원익IPS, 신세계,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한항공, 현대위아, 영진약품 등이 포함됐다. 중소형주 중에선 코엔텍, 동국제약, 대원제약, 엠씨넥스, NICE, 경동나비엔 등은 매수, JW중외제약, LIG넥스원, 성광벤드, 파멥신 등은 매도로 나왔다.

적정 투자 기간은 한 달이다. 안 연구원은 “머신러닝 팩터 모델의 주가 예측력은 짧으면 한 달, 길어야 석 달”이라며 “한 달 단위로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조정)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