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내놓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와 실제 실적간 차이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증권부 박승원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실제로 증권사들이 전망한 실적과 실제 기업들이 내놓은 실적에서 큰 차이가 있었나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전망치가 실제 실적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이 1분기 실적 예상치를 발표한 231개 코스피·코스닥 기업들의 전망치와 실적 간 괴리율을 조사한 결과, 129개 종목들이 최소 10% 이상의 실적 차이를 보였습니다.

특히, 영업이익 기준 괴리율이 세 자릿수에 달하는 기업도 무려 3개사에 달했습니다.

다행히 이들 3개 기업은 증권가에서 너무 보수적으로 평가한 결과, 실제 실적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요.

이 가운데 삼성생명은 1분기 영업이익 5,639억원을 기록해 플러스 361.6%의 괴리율을 보였습니다. 케이엠더블유, 대우조선해양도 130%가 넘는 괴리율을 나타냈습니다.

<앵커>

시장에선 `어닝 서프라이즈보`단 `어닝 쇼크`에 좀 더 민감한 모습인데요. 개별 기업 가운데 괴리율이 커 `어닝 쇼크`를 기록한 기업들은 어떤 게 있나요?

<기자>

네.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와 실제 실적간 차이가 커 시장에서 민감하게 반응한 기업으론 이마트를 들 수 있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한 이마트의 1분기 영업이익은 1,500억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마트가 밝힌 영업이익은 743억원으로 예상치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는데요.

`어닝 쇼크` 여파에 대형 오프라인 할인점 업황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는 급속히 위축됐고, 그 결과, 주가는 실적 발표 후 2거래일 연속 상장 이후 최저가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국내 전력판매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한국전력 역시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와 실제 실적간 큰 차이를 보인 기업으로 꼽힙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한 한국전력의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419억원인데 반해, 실제 영업손실은 6,299억원에 달했습니다. 무려 15배 가량 차이가 나는 건데요.

증권사 가운데 실제 영업손실 규모와 가장 가깝게 예측한 KTB투자증권조차도 4,5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예상했을 정도입니다.

이 외에도 해성디에스의 실적 괴리율이 마이너스 90.4%인 것을 비롯해 녹십자(-88.6%), 아시아나항공(-87.4%), 현대로템(-87.2%)도 시장 전망과 크게 어긋났습니다.

<앵커>

증권사들이 내놓은 전망이 빚나갔는데, 증권사들도 난감하겠어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증권사들이 내놓은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전망이 크게 빚나갔는데요.

상황이 이렇자 증권사들이 소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진단에 나섰습니다.

실적 전망과 실제 실적간 차이가 큰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재조정하고 있는건데요.

실제 국내 증권사들은 `어닝 쇼크`를 기록한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22만원에서 18만원으로 18% 하향조정했습니다.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역시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각각 25%, 20% 내렸습니다.

똑같이 `어닝 쇼크`를 기록한 한국전력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NH투자증권을 비롯해 하나금융투자, 흥국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도 한국전력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많게는 16% 하향 조정했습니다.

<앵커>

국내 증권사들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잘못하고, 기업들의 `어닝 쇼크` 상황에 따라 매번 전망을 바꾸는 모습이 좋지는 않아 보이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증권사들의 소위 `헛발질` 전망은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을 흐리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처음부터 철저한 분석과 절차 없이, 급히 전망을 내놓다 보니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인데요.

물론, 증권사들 입장에선 억울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기업들이 제공하는 재무제표 의존하는 비중이 크고, 글로벌화된 기업의 경우 증권사들의 정보력으론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 내수보단 글로벌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기업의 특성상 기업들의 매출액 변동성도 큰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헛발질` 전망을 하는 모습은 증권사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데요.

결국, 투자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선별해 투자자들과 공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박승원기자 magun1221@wowtv.co.kr

한국경제TV 핫뉴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