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거래제한으로 인해 미국 실리콘밸리 관련 기업의 수입이 110억 달러(약 13조 원) 감소할 수 있다고 미 CNN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공급자이자 두 번째 스마트폰 판매자인 화웨이는 핵심 부품 조달을 위해 수십 개의 미국 기술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1만3천개의 공급처에서 700억 달러(83조6천850억 원)어치의 부품과 부속품을 사들였다.

이 중 약 110억 달러는 퀄컴과 브로드컴의 컴퓨터 칩,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포함해 수십 개의 미국 기업에 지출됐다.

CNN은 미국 정부가 면허 없이 미국 수출업자로부터 부품을 조달받는 것을 금지한 외국기업 명단에 화웨이를 올림으로써 미국 기업으로서는 110억 달러가 위협받는다고 보도했다.

컨설팅기업인 유라시아그룹의 한 전문가는 미국의 결정이 화웨이 자체는 물론 전 세계 화웨이 고객사 네트워크 모두를 위험에 빠뜨렸다며 "화웨이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일상적 유지보수, 하드웨어 교체를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국 기업이 미국의 부품과 부속품이 포함된 제품을 화웨이에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의 결정은 전 세계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린다는 예상도 나왔다.

가령 대만의 공급처가 만든 칩세트에 미국산 부품이나 부속품이 포함돼 있다면 화웨이는 이를 구매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수년간 현재와 같은 시나리오를 대비해 왔다고 말한다.

켄 후 순환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미국이 정치적 이유로 결정을 내렸다며 "수년간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아주 많이 투자해왔고, 다양한 분야에서 완전한 준비를 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프리스증권사는 화웨이가 미국의 공급 차단을 오랫동안 견뎌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소프트웨어에 관한 한 미국 기업들이 지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화웨이는 통신기지국에 쓰이는 미국산 컴퓨터 칩에 대한 대체제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비록 화웨이가 5G 기술의 선두주자이지만 차세대 초고속 무선네트워크와 관련된 상품의 경우 여전히 미국 부품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웨이는 현재 유럽 25곳, 중동 10곳을 포함해 수십 곳과 상업용 5G 계약에 서명했는데, 미국 공급처에서 소프트웨어나 컴퓨터 칩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 계약을 이행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화웨이 제재` 미국도 혼란…"13조 증발할 것"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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