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음성 인식 서비스와 같은 인공지능(AI) 기능을 하드웨어적으로 지원하는 반도체칩을 개발했다. 가전제품에 특화한 AI와 보안 기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혁신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는 인간의 뇌 신경망을 모방한 AI 프로세서 ‘LG 뉴럴엔진’(사진)을 개발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컴퓨터가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스스로 인지·추론·판단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지원하는 반도체칩이다. 가전제품들이 가상의 데이터 저장공간인 클라우드에 연동돼 음성 서비스와 같은 AI 기능을 제품 내부에서 구현한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공간, 위치, 사물, 사용자 등을 인식하고 구분하는 영상지능 △사용자 목소리나 소음의 특징을 인식하는 음성지능 △물리·화학적 변화를 감지해 스스로 성능을 최적화하는 제품지능 등을 구현한다. 이를 통해 가전이나 정보기술(IT) 기기가 제품 내부의 영상과 음성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처리·학습하고 사용자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한 뒤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딥러닝 알고리즘의 상당 부분이 내재화돼 외부와 통신이 끊긴 상황에서도 AI 서비스를 지원한다. 데이터 보안이 필요한 작업을 외부 클라우드와 연결하지 않고 처리할 수 있어 보안 기능도 강화된다.

박일평 LG전자 CTO
박일평 LG전자 CTO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박일평 사장은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혁신 기술”이라고 자신했다.

LG전자는 ‘LG 뉴럴엔진’을 로봇청소기,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다양한 제품에 범용으로 장착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비용을 줄이면서 기기 간 연동성과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클라우드에서 주로 소프트웨어로 처리하던 기능을 개별 제품에 장착하면서 제품 원가는 다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칩 생산은 외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에 맡길 것으로 전해졌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