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13일(현지시간) 우리나라에 대해 통화정책을 완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앞으로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한다면 고용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내년 최저임금을 노동생산성 증가율 내에서 인상하라고 제언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공공부문 고용 확대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IMF는 이날 이런 내용의 한국 정부와의 `2019년 연례협의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12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정부, 한국은행 등과 경제 동향과 전망, 위험 요인, 정책 권고 등에 관해 연례협의를 한 결과가 담겼다.

IMF는 보고서에서 "단기 성장세를 지원하고 리스크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이 완화돼야 한다"면서 "물가상승률이 올해와 내년에 목표치 아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한 데다 인플레 기대가 감소하고 있고, 아웃풋 갭은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MF는 올해 한국의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실질 성장률 간의 차이인 아웃풋 갭이 -0.4∼-1.1%포인트인 것으로 추산했다. 아웃풋 갭이 마이너스면 실질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돈다는 의미다. 올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6∼2.7%로 추산됐다.

IMF는 이어 한국의 중립금리가 최근 수십년간 하락해 `제로(0)`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실질 기준금리가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현재 기준금리는 중립금리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은 수요와 인플레를 지원하고, 인플레 기대의 추가 약화를 막기 위해 충분히 확고하게 팽창적 기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IMF는 "물가상승률을 목표치 수준으로 되돌리면, 명목금리가 상승해 금리 하단과 거리가 생겨 추후 부정적 쇼크가 왔을 때 정책 운용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한국이 최저임금을 2018년 16.4%, 2019년 10.9% 올려 최저임금이 평균임금의 46% 수준까지 상승,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41%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IMF는 특히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노동생산성 증가율보다 상당히 높다며, 고용에 부정적 효과를 부분적으로 완화하기 위해 내년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생산성 증가율 아래로 하라고 권고했다. 우리나라의 2018년 노동생산성은 전년보다 3.6% 상승했다.

IMF는 또 2022년까지 공공부문에서 8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정부의 계획과 관련,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부문 고용을 확대하는데 신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은 민간부문에서 공급될 수 없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과 연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IMF는 또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시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IMF는 또 "한국은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중기적으로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추가적인 경기 활성화를 위한 상당한 재정적 여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의 지난해 재정지출은 긴축적(tight)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장목표를 달성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적인 조치를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재정정책을 통해 여성·청년층의 고용을 진작하고,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을 강화하면서, 성장력을 강화하는 구조적 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IMF는 한국 경제에 대해 순환적·구조적 역풍의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민간주도의 성장과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했다.

경제 성장세에 대해선 "펀더멘털은 강하지만 단기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면서 `잠재성장률 저하`를 거론했다.

IMF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로 2.6%를 전망한 바 있다.
IMF, 한국에 "통화정책 완화돼야…확장적 재정정책 유지"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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