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베가 1853년에 처음 제작한 누드화 ‘미역 감는 여인들’은 사실주의 화풍의 걸작이다. 수면에 비치는 조약돌을 비롯해 나뭇잎, 여인의 손짓, 목욕을 마친 여인의 뒤태를 눈에 보이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벌거벗은 여성에서는 우아한 여성미보다는 억센 근육이 더 눈에 들어온다. 나폴레옹 3세는 살롱전에 출품된 이 그림을 보고 불경스럽다며 손에 든 채찍으로 화면을 내리쳤다. 결국 이 누드화는 철거당하고 말았다. 사람과 자연을 독특하게 분석한 그의 이런 붓질은 후에 인상파를 낳게 하는 계기가 됐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