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는 기름값에 소비자들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닐 겁니다.

주유소를 운영하는 사업자들도 어렵긴 마찬가지라고 하는데요.

경영난에 시달리다 폐업 수순을 밟는 사업자들이 갈수록 느는 데다 비싼 철거 비용 때문에 주유소를 방치해 환경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지만 이를 관리· 감독해야할 정부와 관련 기관은 벌써 몇 년째 손을 놓고 있습니다.

송민화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에서 약 한 시간 30분가량 떨어진 근교로 나가자 영업을 멈춘 주유소가 나타납니다.

주유기 옆으로는 부탄 가스통이 나뒹굴고 녹슨 건물 주변으로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굳게 잠긴 사무실 안 달력이 2016년에 멈춰있어 수년 동안 방치된 걸 짐작게 합니다.

(스탠딩) 송민화 기자

"도로 옆 흉물이 된 폐주유소입니다. 유류 저장소 근처로 가면 아직 기름 냄새가 남아있는데요. 악취뿐만 아니라 화재나 토양 오염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국도를 따라 조금 더 가다 보면 불과 100여 미터 간격을 두고 문 닫은 주유소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씽크>

“계십니까? 계세요?”

“...”

90년대 중반 주유소간 거리 제한이 풀리고 정부 주도로 알뜰 주유소가 늘어나면서 경쟁에서 밀린 주유소들이 문 닫은 사례가 최근 속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유소 운영자 /

"(운영하기) 어렵기도 하고 나이도 먹다 보니까 폐업 하려고 합니다."

조사 기관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전국 주유소는 꾸준히 감소해 업계에서 떨어지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던 만 2천 선은 이미 지난 2016년 깨졌습니다.

특히, 철거 비용과 환경 부담금 등으로 폐업하는 데만 최소 2억 가까이 들면서 일부 사업자들은 시설물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범죄 목적으로 악용되거나 토양과 수질 오염을 일으킬 수 있지만 정작 이를 감독하는 정부나 관련 기관은 관할이 아니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00시청 관계자 /

"업을 종료하는 건 신고절차로 끝나는데 그 이후에 탱크니 이런 걸 빼야 되잖아요. 시설에 관련된 건 개인적인 거라 시설 철거에 관해선 관리감독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 한국 석유관리원 관계자 /

"주유소의 등록이나 폐업을 저희 기관에서 관리하는 건 아니어서 개업이나 휴업할 때 어떻게 하는지 알기는 어렵죠."

관련 업계는 전국에 방치된 폐주유소를 150여 개로 추정하면서 앞으로도 전기 차나 수소 차와 같은 대체 연료 차량 보급이 증가하는 영향 등으로 주유소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정유회사 등 관계 기관이 흉물이 된 골칫거리를 처리할 수 있도록 주유소 공제조합의 규모를 키우거나 전기 차나 수소 차 충전소로 전환해 활용하는 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

송민화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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