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은 무역뿐 아니라 남중국해 군사 분쟁을 비롯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비자 발급 문제를 놓고도 ‘강(强) 대 강’으로 대립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 막바지 단계에서 돌연 초강수를 둔 것은 이런 데서 쌓인 감정의 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6일 자국 군함 두 척을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 보내 항해하도록 했다.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정례적으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고 있다.

미군은 이번 항해가 연안국에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외국 선박도 자유롭게 타국 영해를 통과하도록 국제법이 보장한 ‘무해 통항’이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과도한 해양 영유권 주장에 대응하고 국제법에 따른 해로 접근성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 대변인은 이날 “미 군함에 물러갈 것을 경고했다”며 “중국은 남중국해와 인근 섬에 의심할 여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은 화웨이는 물론 비자 발급 문제를 놓고도 마찰을 빚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 1월 대(對)이란 제재 위반과 기업 기밀 탈취 혐의 등으로 화웨이와 계열사 두 곳,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전격 기소했다. 또 미 정부 기관과 기업에 화웨이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화웨이 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독일과 영국, 호주 등 동맹국에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인 과학자들의 비자 발급도 이전보다 훨씬 까다롭게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30명의 저명한 중국인 학자의 미국 비자를 취소하거나 발급을 거부했다.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 정부는 최근 마이클 필스버리 미국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 소장 등 미국 학자들의 중국 방문을 허용하지 않았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