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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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운수권을 추가로 배분받았다. 당근과 채찍을 다같이 줬다는 평가다. 노선 확장의 외형 성장이 가능하게 됐지만, 이들의 경쟁으로 운임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날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중국 운수권 배분을 결정했다. 지난 3월 한중 항공회담의 결과로 새로 확보한 주당 60회와 그동안 수익성을 이유로 사용되지 않았던 운수권을 포함해 총 139회가 배분됐다.

제주항공 35회, 티웨이항공 35회, 이스타항공 27회 등 저비용항공사(LCC)가 118회를 확보했다. 진에어는 국토부 제재가 해소되지 않아 이번 배분에서 제외됐다. 가장 주목받았던 인천-베이징 노선은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등 4개 항공사가 나눠 받았고, 인천-상하이는 이스타항공이 모두 가져갔다. 국토부는 실제 취항까지 3~4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노선은 그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위주의 한정된 운수권 때문에 여객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다"며 "그만큼 수익성 높은 시장이 이번 배분을 통해 LCC에도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양대 국적사들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규제 이전에 상하이와 베이징 등의 노선으로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었다. 경쟁 심화로 운임은 내려가겠지만 낮은 비용 구조의 LCC들은 일본 노선과 유사하게 10% 이상의 마진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중국 운수권에 대한 기대는 LCC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고 봤다.

대형 항공사와 LCC 중 1등 기업에만 관심을 가지라는 주문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LCC는 추가 수익 노선으로 이익을 추구함과 동시에 비수익 노선의 수익전환 숙제도 생겼다"며 "대형 항공사는 기존 수익노선의 시장 확대 효과를 보겠지만 가격을 높이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LCC의 지방공항 수익노선 개척, 대형 항공사의 노선 독점력 하락은 항공업계 전반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대형 항공사와 LCC의 1등 기업에만 집중할 시점"이라고 했다.

대한항공은 델타와의 합작사 운영으로 미주 노선을 바탕으로 차별화가 가능하고,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이 장기화될수록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