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해외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KIET)이 최근 발표한 ‘최근 수출부진과 주요업종의 경쟁력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총수출 가운데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작년 3.1%로 기록됐다. 전년(3.2%)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한국의 수출 부진이 세계 경제 둔화에 따른 것만이 아니라 경쟁력 하락에 있다는 의미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 수출은 작년 12월부터 감소세로 전환해 올해 수출시장 점유율은 더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문제다. 13대 산업별로 보면, 2012년 대비 2017년 기준으로 국내 8개 주력 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감소했다. 디스플레이가 2012년 28.0%에서 2017년 18.9%로 9.1%포인트 줄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통신기기의 경우 같은 기간 7.6%에서 4.7%로 2.9%포인트, 자동차는 1.0%포인트, 자동차부품은 0.7%포인트, 석유제품은 0.6%포인트 줄었다.

신현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2.6%였던 한국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2010년 이후 꾸준히 3% 초반을 유지하는 건 긍정적인 신호”라며 “다만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쟁국과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거나 글로벌 수요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경쟁력 약화와 심각한 수출 부진에 직면할 것”이라며 “중국의 산업 발전을 고려한 초격차 전략을 추진할지, 아니면 한·중 간 새로운 산업협력 방안을 모색할 지 신중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