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성분과 다른 물질이 발견돼 판매 중단된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만간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제출한 자료와 자체 조사를 바탕으로 이르면 내달 초 최종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판된 유전자 치료제의 성분명이 다르다는 이유로 행정처분을 내린 전례가 없어 식약처는 관련 절차 구성에 고심하고 있다.

14일 식약처와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국내 유통 제품에 대한 미국 측 성분 분석 결과를 15일 식약처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분석은 미국 임상용 인보사를 제조한 바이오릴라이언스가 맡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최종 결론에 앞서 곧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관련 자료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가 중간조사 계획을 밝힘에 따라 업계에선 최종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보사는 연골세포와 연골세포 성장인자가 들어간 형질전환세포를 섞어 관절강에 주사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허가 당시 식약처에 제출한 성분의 이름이 바뀌었다는 사실이 최근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사용 성분에 대한 이름표가 바뀐 것일 뿐, 초기 개발 단계부터 판매까지 동일한 성분을 사용했기 때문에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업계에선 15일 검사 결과를 통해 한국에서 판매하는 인보사와 미국 임상시험 중인 인보사가 동일하다고 확인될 경우 회사 측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기초 자료를 검토한 결과 미국에서 만든 것과 한국에서 생산하는 인보사의 성분이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에서 장기간에 걸친 임상과 처방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식약처에 자료 제출 뒤 이 부분을 적극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식약처가 코오롱생명과학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자체 조사를 종합한 뒤 내릴 결정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품목허가 변경 등의 방법으로 기사회생 또는 허가 취소라는 최악의 경우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식약처 내부에선 유전자 치료제의 성분명 변경 문제는 처음 있는 일이어서 행정 절차를 어떻게 밟을지에 대해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 관계자는 “어느 한 부서가 맡아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부서가 관여해 절차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