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장기간 높은 소음과 스트레스가 소음성 난청 원인 인정"

청력을 잃은 퇴직 소방공무원이 화재진압대원으로 일하는 동안 높은 소음과 스트레스가 질병의 원인이 됐다며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수년간 화재 진압 소방관 청력상실은 "공무상 질병"
광주고법 제주 제1행정부(재판장 이재권 수석부장판사)는 강모(63)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 불승인 처분 취소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무원연금법에서 정한 공무상 요양비 지급요건이 되는 '공무상 질병'은 공무집행 중 그 공무로 인해 발생한 질병을 뜻한다"며 "원고가 소방공무원으로 일하는 동안 장기간 높은 소음과 스트레스에 노출돼 위와 같은 병이 발병했다고 봄이 상당하고, 난청의 발생과 공무집행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이 인정된다"고 원고 승소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고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최소 400시간 이상의 시간외 근무, 100시간 이상의 야간근무를 하는 등 격무에 시달렸다"며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소음성 난청 발병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수년간 화재 진압 소방관 청력상실은 "공무상 질병"
1982년 12월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강씨는 2011년 1월 18일까지 제주도내 각 소방서에서 소방대원 또는 소방대 부소장으로 근무했고, 이후 2016년 6월 30일 퇴직할 때까지 소방팀장으로 근무했다.

강씨는 2010년 3월 21일 야간근무 도중 코피를 흘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입원치료 후 퇴원했으며 같은 해 12월께 병원 진료 의사로부터 '소방서 근무로 인한 난청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어 2011년과 2015년, 2017년 이뤄진 청력 재검사 등에서도 '소음성 난청이 의심되며,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는 상태로 직업 환경과 소음 노출에 의한 원인이 기여했을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소음성 난청 진단을 받자 "33년간 화재진압대원으로 근무하면서 각종 장비 소음과 사이렌 소리 등 고도의 소음에 노출돼 병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2016년 4월께 공무원연금공단에 요양승인을 신청했다.

그러나 이씨는 업무와 연관성이 없다며 불승인 처분을 받았다.

이씨는 법원에 요양 불승인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질환과 업무의 상관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2017년 11월 1심에서 기각 판결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