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케이맥스 "T세포 기반 면역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한 NK세포치료제 내놓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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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NK세포치료제 임상 1상을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진행합니다. 엔케이맥스와 에이티젠을 합병하는 것도 차세대 성장동력인 NK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기 위해서죠."
박상우 엔케이맥스 의장 겸 창업자(사진)는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견고한 사업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의장은 체내 NK세포 활성도로 면역력을 측정할 수 있는 'NK뷰키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에이티젠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그는 에이티젠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2016년 엔케이맥스를 세웠다.
지난 2월 에이티젠은 엔케이맥스를 흡수 합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상반기에 합병을 완료할 예정이다. 합병 회사의 이름은 '엔케이맥스'다. 박 의장은 "NK뷰키트를 검진 항목으로 넣는 기관이 늘고 있고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에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에이티젠의 사업 영역을 캐시카우로 삼고 본격적으로 신약 개발에 나서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면역항암제 한계 극복할 대안 될 것"
최근 바이오 업계의 대세는 면역세포를 활용한 항암제다. 여러 면역세포 중 특히 T세포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런데 엔케이맥스는 NK세포에 주목하고 이를 이용한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두 면역세포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T세포는 암세포의 특정 항원에 붙어 있는 수용체에 반응해 암세포를 공격한다. 이를 '특이적'이라고 한다. T세포가 가서 결합할 수 있는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한다는 뜻이다. 반면 NK세포는 자기 표면에 있는 다양한 수용체로 스스로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구분한 다음 암세포를 공격한다.
그는 "NK세포의 암 살상 능력은 NK세포에 존재하는 활성·억제 수용체의 신호 전달 균형에 의해 조절된다"며 "이런 이유로 T세포와 달리 비특이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NK세포는 암세포의 발생, 증식, 전이를 억제하고 암의 재발을 일으키는 암 줄기세포를 제거한다. 상업화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박 의장은 "T세포의 경우 환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T세포를 배양·증식해 환자 본인만을 위한 치료제밖에 제조할 수 없지만 NK세포는 면역 거부 반응을 유발하지 않아 타인의 NK세포로 만든 치료제를 투여해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양질의 NK세포 공여자를 골라 치료제를 양산화할 수 있다. 오랜 배양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동결저장형 치료제도 가능하다. 또 CAR-T 치료제처럼 암세포 항원을 표적으로 하는 CAR-NK 치료제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박 의장은 "미국에서는 NK세포치료제가 기존 면역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암 환자에게 효과적이면서도 안전하고 저렴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아직 허가받은 NK세포치료제는 없지만 녹십자랩셀, 차바이오텍, 셀진, 난퀘스트 등 국내외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99% 순도의 NK세포 최대 190억배 증식 가능
NK세포치료제 개발 성패는 환자에게서 얻은 소량의 NK세포에서 항암 능력이 뛰어난 고순도의 NK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기존 배양법의 경우 순도는 20~90% 수준이며 증식된 세포 수도 적어 임상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박 의장은 "우리의 원천기술인 '슈퍼NK 면역세포치료 기술'은 기존 배양법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강조했다. 이 기술은 건강한 사람이나 암 환자의 말초혈액 단핵세포에서 추출한 NK세포로 순도 90% 이상의 NK세포를 대량 배양할 수 있다. 자가 치료제는 17~18일 배양해 평균 5000배, 동종 치료제는 45일 배양해 최대 190억배 증식 가능하다.
그는 "위암, 폐암, 췌장암 등 다양한 마우스 종양 모델에 NK세포를 주입했더니 종양 크기가 줄었고 특히 유방암 모델에서는 간으로 암세포가 전이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도 나타났다"고 했다.
엔케이맥스는 이달 초 국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NK세포치료제 'SNK01'을 처음으로 투여했다. 이번 임상 1/2a상은 비소세포폐암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한다. MSD가 개발한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해 용량별 안전성과 잠재적 유효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박 의장은 "면역관문억제제가 NK세포에 의해 반응성이 향상된다는 연구가 있고 우리가 시행한 비임상에서 NK세포의 폐암 살상 능력이 키트루다와 병용 시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했다.
지난 4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서(IND) 승인을 받았다. NK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에서 임상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박 의장 설명이다.
엔케이맥스는 임상 진행 및 확대를 목표로 양질의 세포치료제 임상 시료를 공급하는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제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또 미국, 멕시코 등에 면역세포치료제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GMP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박 의장은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첨단재생의료법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까지 환자 본인의 혈액을 원료로 사용하는 세포치료제를 환자에게 사용하는 데도 매우 긴 임상 승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며 "첨단재생의료법이 시행된다면 국내 환자에게 NK세포치료제를 활용한 재생의료 시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박상우 엔케이맥스 의장 겸 창업자(사진)는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견고한 사업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의장은 체내 NK세포 활성도로 면역력을 측정할 수 있는 'NK뷰키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에이티젠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그는 에이티젠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2016년 엔케이맥스를 세웠다.
지난 2월 에이티젠은 엔케이맥스를 흡수 합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상반기에 합병을 완료할 예정이다. 합병 회사의 이름은 '엔케이맥스'다. 박 의장은 "NK뷰키트를 검진 항목으로 넣는 기관이 늘고 있고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에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에이티젠의 사업 영역을 캐시카우로 삼고 본격적으로 신약 개발에 나서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면역항암제 한계 극복할 대안 될 것"
최근 바이오 업계의 대세는 면역세포를 활용한 항암제다. 여러 면역세포 중 특히 T세포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런데 엔케이맥스는 NK세포에 주목하고 이를 이용한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두 면역세포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T세포는 암세포의 특정 항원에 붙어 있는 수용체에 반응해 암세포를 공격한다. 이를 '특이적'이라고 한다. T세포가 가서 결합할 수 있는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한다는 뜻이다. 반면 NK세포는 자기 표면에 있는 다양한 수용체로 스스로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구분한 다음 암세포를 공격한다.
그는 "NK세포의 암 살상 능력은 NK세포에 존재하는 활성·억제 수용체의 신호 전달 균형에 의해 조절된다"며 "이런 이유로 T세포와 달리 비특이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NK세포는 암세포의 발생, 증식, 전이를 억제하고 암의 재발을 일으키는 암 줄기세포를 제거한다. 상업화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박 의장은 "T세포의 경우 환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T세포를 배양·증식해 환자 본인만을 위한 치료제밖에 제조할 수 없지만 NK세포는 면역 거부 반응을 유발하지 않아 타인의 NK세포로 만든 치료제를 투여해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양질의 NK세포 공여자를 골라 치료제를 양산화할 수 있다. 오랜 배양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동결저장형 치료제도 가능하다. 또 CAR-T 치료제처럼 암세포 항원을 표적으로 하는 CAR-NK 치료제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박 의장은 "미국에서는 NK세포치료제가 기존 면역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암 환자에게 효과적이면서도 안전하고 저렴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아직 허가받은 NK세포치료제는 없지만 녹십자랩셀, 차바이오텍, 셀진, 난퀘스트 등 국내외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99% 순도의 NK세포 최대 190억배 증식 가능
NK세포치료제 개발 성패는 환자에게서 얻은 소량의 NK세포에서 항암 능력이 뛰어난 고순도의 NK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기존 배양법의 경우 순도는 20~90% 수준이며 증식된 세포 수도 적어 임상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박 의장은 "우리의 원천기술인 '슈퍼NK 면역세포치료 기술'은 기존 배양법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강조했다. 이 기술은 건강한 사람이나 암 환자의 말초혈액 단핵세포에서 추출한 NK세포로 순도 90% 이상의 NK세포를 대량 배양할 수 있다. 자가 치료제는 17~18일 배양해 평균 5000배, 동종 치료제는 45일 배양해 최대 190억배 증식 가능하다.
그는 "위암, 폐암, 췌장암 등 다양한 마우스 종양 모델에 NK세포를 주입했더니 종양 크기가 줄었고 특히 유방암 모델에서는 간으로 암세포가 전이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도 나타났다"고 했다.
엔케이맥스는 이달 초 국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NK세포치료제 'SNK01'을 처음으로 투여했다. 이번 임상 1/2a상은 비소세포폐암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한다. MSD가 개발한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해 용량별 안전성과 잠재적 유효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박 의장은 "면역관문억제제가 NK세포에 의해 반응성이 향상된다는 연구가 있고 우리가 시행한 비임상에서 NK세포의 폐암 살상 능력이 키트루다와 병용 시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했다.
지난 4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서(IND) 승인을 받았다. NK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에서 임상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박 의장 설명이다.
엔케이맥스는 임상 진행 및 확대를 목표로 양질의 세포치료제 임상 시료를 공급하는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제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또 미국, 멕시코 등에 면역세포치료제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GMP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박 의장은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첨단재생의료법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까지 환자 본인의 혈액을 원료로 사용하는 세포치료제를 환자에게 사용하는 데도 매우 긴 임상 승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며 "첨단재생의료법이 시행된다면 국내 환자에게 NK세포치료제를 활용한 재생의료 시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