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사업에 ICT 접목
푸드테크 부문 강화할 듯
지난 15일 SPC삼립에 영입된 이 신임 대표는 25년간 SK그룹에 재직하면서 SK텔레콤의 영업마케팅본부장·중국법인장·싱가포르법인장과 SK네트웍스 통신마케팅컴퍼니 사장 등을 지냈다. SK텔레콤 영업마케팅본부장 시절 IMT2000의 브랜드인 ‘JUNE’을 만들기도 한 영업 마케팅 전문가다. SPC삼립으로 오기 전까진 알뜰폰 기업인 프리텔레콤 사장으로 일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및 마케팅 전문가인 이 대표가 양산 빵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 식품회사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배경을 놓고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PC그룹 내 여러 계열사 가운데 SPC삼립의 역할과 비중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PC삼립은 실제로 지난해 제분회사인 밀다원, 계란가공회사인 에그팜, 육가공업체인 그릭슈바인 등을 잇따라 인수합병하며 종합식품회사 진영을 갖췄다. 여기에 식품 사업에 ICT를 접목시켜 푸드테크를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성장과 혁신을 통해 SPC삼립의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 비전 달성을 가속화하겠다”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질적 성장을 이루고, 식품 사업에 새로운 정보기술(IT) 인프라를 적극 도입하는 혁신을 통해 신유통·신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SPC삼립은 이달 초 경영전략 총괄부사장에 한영아 전 삼성증권 연구위원을 영입했다. 한 부사장은 1995년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에 입사해 줄곧 식품업종 등 기업 분석을 담당해왔다.
이 같은 일련의 외부 전문가 영입이 기업가치 제고뿐 아니라 SPC그룹의 후계 구도와도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SPC삼립은 그룹에서 유일한 상장사로, 지주사 역할을 하는 파리크라상이 40.66%의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또 허영인 회장(9.27%), 허 회장의 장남 허진수 그룹부사장(11.68%), 차남 허희수 씨(11.94%) 등이 주요 주주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PC삼립이 새로운 분야 출신의 사장과 증권시장 전문가를 경영진에 영입한 건 그룹 차원에서 SPC삼립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