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한화케미칼과 OCI 대표가 한목소리로 전기료 부담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기초 소재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사진)은 26일 주주총회 후 폴리실리콘 증설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전기료가 저렴한) 해외라면 몰라도 국내에서 증설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현 OCI 부회장도 같은 날 “말레이시아는 부지를 (정부가) 공짜로 제공하고 전기요금도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당 8달러 후반으로 원가(13~14달러)에 못 미친다. 폴리실리콘 공정 특성상 전기 소모량이 많아 원가의 상당 부분이 전기료다. 업계에선 중국 기업들이 자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고사 위기에 몰렸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여기에 정부가 산업용 전기료 인상을 검토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사업 여건이 열악해 여수공장 증설은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OCI는 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연간 6만9000t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다. 연내 1만t의 증설을 준비하고 있으나 이 물량도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폴리실리콘부터 웨이퍼에 이르는 태양광 기초 생태계가 무너지면 국내 셀·모듈 기업은 핵심 소재를 중국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미국 유럽연합(EU)의 폴리실리콘 기업들은 해당 지역 전기 단가보다 20~50% 싸게 전력을 쓰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의 생존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