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 20일 오후 4시30분
한국회계학회가 20일 주최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광오 효성 재무실장, 손영채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 신상철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이광준 KAIST 경영대 교수, 이기영 삼덕회계법인 심리실장, 홍기수 삼일회계법인 전무.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한국회계학회가 20일 주최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광오 효성 재무실장, 손영채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 신상철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이광준 KAIST 경영대 교수, 이기영 삼덕회계법인 심리실장, 홍기수 삼일회계법인 전무.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국제회계기준(IFRS)은 원칙 중심이다 보니 기업들이 회계처리 방식을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기업들과 금융감독당국 간 질의와 회신이 활발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절실합니다.”

한승수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한국회계학회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연 ‘원칙 중심 회계기준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기업의 대응과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기업 입장에서 바라본 원칙 중심 회계’란 주제 발표를 했다.

한 교수는 2011년 IFRS 도입 이후 상황별 회계처리 방식에 대한 지침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기업들이 재무제표 작성 과정에서 매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가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국내 162개 기업 회계담당자를 상대로 인터뷰 및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52.90%가 IFRS 적용 이후 가장 어려운 점으로 ‘지침 부재’를 꼽았다. ‘회계처리기준서 해석’이 30.43%를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다. 김광오 효성 재무실장(부사장)은 “회계처리 기준이 너무 복잡해 실무자들은 위험이 있고 전문가들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일수록 IFRS 기준서에 나온 문구에 의존해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IFRS는 회계처리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한 원칙과 근거만 제시해 재무제표 작성 과정에서 기업 재량이 많이 반영된다. 하지만 회계처리 방식을 두고 기업과 감사인 혹은 금융당국이 다른 의견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회계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승임 삼정KPMG 상무는 “IFRS는 기업 경영진의 많은 판단을 요구하는 기준서인데 적잖은 기업들이 여전히 재무제표 작성에 대한 책임을 감사인에 미루고 있다”며 “경영진 스스로 재무제표 작성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손영채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은 “다음달 새 재무제표 심사제도 도입 등을 통해 원칙 중심 회계가 안착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특히 회계처리 위반 사항을 중과실로 판단하는 기준을 엄격하게 만들어 기업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