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업급여 설명회장 ‘긴 줄’ > 13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실업자들이 실업급여 설명을 듣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2월 실업자 수는 130만3000명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후 같은 달 기준으로 세 번째로 많았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실업급여 설명회장 ‘긴 줄’ > 13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실업자들이 실업급여 설명을 듣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2월 실업자 수는 130만3000명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후 같은 달 기준으로 세 번째로 많았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올해 2월 취업자 수가 26만 명 늘어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부가 8000억원을 들여 추진한 공공근로 등 노인 단기 일자리사업으로 만 60세 이상 취업자가 40만 명 증가한 영향이 컸다. 반면 ‘경제의 허리’라 불리는 30·40대 취업자는 24만 명 줄었다. 일자리 분야별로도 정부 예산이 투입된 공공 일자리가 25만 개 이상 증가한 반면 제조업(15만 개 이상 감소) 등 민간 일자리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취업자 수 증가폭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지만 일자리 질(質) 측면에서는 여전히 악화돼 고용상황이 개선된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19년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2634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6만3000명 늘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취업자 증가 폭은 작년 1월(33만4000명)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취업자가 39만7000명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특히 65세 이상은 26만2000명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1982년 7월 통계 작성을 시작한 뒤 가장 많이 늘었다.
노인 일자리로 쥐어짠 '고용 개선'…'경제 허리' 3040 취업자는 24만명↓
정부는 올해 8220억원을 투입해 61만3735개의 노인 일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 중 1분기에 53만5000개의 일자리를 공급한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1, 2월에 25만 개 정도의 노인 일자리가 공급됐는데 대부분 2월 채용이었다”며 “취업자 증가의 대부분은 노인일자리사업으로 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일자리사업은 3개월에서 1년 정도 단기로 운영되며 쓰레기를 줍거나 폐기물을 수거하는 등 허드렛일이 많다.

가장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하는 나이인 30대와 40대는 취업자 수가 오히려 줄었다. 30대는 11만5000명, 40대는 12만8000명 감소했다.

산업별로 보면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15만1000명), 금융 및 보험업(-3만8000명) 등은 감소했다. 제조업 일자리는 작년 4월부터 11개월 연속 줄었다.

반면 공공 일자리 성격이 강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23만7000명 증가해 2013년 해당 통계를 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도 1만7000명 증가했다. 노인일자리사업 중 상당수가 이들 업종에 해당한다. 농림어업 취업자도 11만7000명 증가했다. 정 과장은 “농림어업 취업자 대부분이 60세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이 36시간 이상인 취업자는 44만3000명 감소한 데 비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75만1000명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는 줄고 아르바이트 및 파트타임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달 실업자는 130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8000명 늘었다. 2월 기준 실업자 수는 비교 가능한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2017년(134만2000명), 2016년(130만9000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실업률은 4.7%로 전년 동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체감실업률(확장실업률)은 13.4%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올랐다. 특히 청년층(만 15~29세)이 24.4%로 1.6%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체감실업률과 청년층 체감실업률 모두 2015년 1월 통계 작성 후 가장 높았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