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88)을 고소한 조영대 신부가 "정말 잘못 했다고 한마디라도 해달라"고 촉구했다. 조 신부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다. 그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전 전 대통령을 고소했다.

조 신부는 11일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들어가다 기자들과 만나 "전 씨가 석고대죄해야 하지만, 그것이 어려우면 죄를 지었다는 한마디라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 씨의 출석에 대해 "광주에 많은 일을 저지르고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 주범이 광주 법정에 섰다"며 "조 신부도 하늘나라에서 전 씨가 이제라도 법정에 선 것이 참 다행이다고 말씀하며 지켜보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이 참으로 역사적인 날로써 광주 5·18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에 중요한 단초가 되길 바란다"며 "전 씨가 광주에 엄청난 죄악을 저질렀으니 광주시민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빌고, 오늘을 기해 광주 5·18 진상규명이 이뤄지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헬기 사격 등 쟁점 사안에 대해선 "전 씨가 늘 부정해왔고, 회고록에서도 부정하면서 조비오 신부에게 사자명예훼손까지 가한 것으로 짐작건대, 오늘도 헬기 기총소사를 부정할 것이다"며 "자기 죄를 뉘우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만큼 거짓말로 광주시민 공분을 사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 씨를 법정에 세운 소감에 대해 조 신부는 "저희도 사제이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심장의 피가 끓어오른다"며 "그렇지만 이럴 때일수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그의 진술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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