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조양호 대표이사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등이 안건으로 올라갔다.대한항공은 5일 서울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정기 주주총회 안건 및 일정을 확정했다.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주요 안건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박남규 서울대학교 교수의 사외이사 신규 선임, 제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등이다.대한항공 이사회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정착 등 주요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체제 유지와 경영 안정화를 위해 조 회장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조 회장은 항공과 운송만을 45년 이상 맡은 전문가”라며 “대한항공 뿐 아니라 한진그룹 주주가치 극대화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조 회장은 계열사 중 겸직하고 있는 수를 9개에서 3개로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다. 한진칼, 한진, 대한항공에 집중하고 재도약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나머지 진에어, 정석기업, 한진정보통신, 한진관광, 한국공항, 칼호텔네트워크 등 임원직은 연내 모두 내려 놓는다.이날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린 박 교수는 전 세계 60여 개 항공사의 전략적 제휴 등을 25년 넘게 연구해온 전문가로 꼽힌다.대한항공은 이 밖에 보통주 250원, 종류주 300원의 결산 현금배당을 결정했다.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국민연금 반대표 행사 여부…소액주주·기관투자자 표심 '관건'조 회장 계열사 임원 9개→3개로 축소…한진칼·대한항공·한진 등 '핵심'은 유지대한항공이 이달 27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조양호 회장 연임안 등 안건을 논의한다.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2대 주주로 올라선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조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고, 시민단체들도 연임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어서 주총에서 벌어질 표 대결에 관심이 쏠린다.대한항공은 5일 서울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어 정기주주총회 개최일을 27일로 확정했다고 공시했다.주총 안건으로는 조양호 대표이사 회장의 이사 연임안 등을 상정하기로 했다.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에서는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성공적 서울 개최 등 주요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등의 이유로 "항공전문가인 조 회장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또 "항공·운송 외길을 45년 이상 걸어온 조 회장의 항공전문가로서의 식견은 대한항공뿐 아니라 한진그룹의 주주가치 극대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연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27일 주총에서 조 회장 연임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대한항공 지분 11.56%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지난달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지만, 조 회장 연임에 대한 찬반 입장은 정하지 않았다.대한항공은 정관에 '사내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국민연금이 22%가량의 우호 지분을 확보하고 반대표를 던지면 조 회장 연임을 저지할 수 있다.이날 대한항공 일부 직원들과 시민단체들은 조 회장 연임을 막기 위한 주주활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이들은 소액주주 운동과 함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조 회장 연임 반대 의결권 행사 권유, 주주총회 참석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혀 반대표를 얼마나 모을지도 관심이다.조 회장은 이날 한진칼, ㈜한진, 대한항공 등 3개 계열사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 임원직을 내려놓겠다는 뜻도 밝혔다.현재 임원을 겸직하는 계열사를 9곳에서 3곳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현재 조 회장은 한진칼, ㈜한진, 대한항공, 진에어, 정석기업, 한진정보통신, 한진관광 등 7개사의 등기임원에 올라있다.한국공항, 칼호텔네트워크 등 2개사의 비등기 임원도 맡고 있다.한진그룹은 이번 결정에 따라 조 회장이 한진칼, ㈜한진, 대한항공 임원의 임기 만료 시 이사회에서 중임 여부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또 나머지 계열사의 임원직은 연내 겸직을 해소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업계는 조 회장이 KCGI와 국민연금의 그룹 지배구조 개선 압박 등에 대응하는 조치로 보면서도 그룹 핵심 계열사 임원직을 유지해 실권은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이날 대한항공 이사회는 조 회장 연임안 외에 김재일 사외이사 임기 만료에 따른 박남규 사외이사 선임 건, 재무제표 승인 건, 이사보수 한도 승인 건 등을 의결했다.박남규 사외이사 후보는 서울대 교수로 60여개 항공사가 1945년부터 2010년까지 65년 동안 체결한 전략적 제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연구 등을 25년 이상 진행한 항공운송산업 전문가라고 대한항공은 소개했다./연합뉴스
시민행동 "다음주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박창진 직원연대 지부장 "소액주주 운동·주주권 행사 적극 참여해달라"대한항공 직원들과 시민단체들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연임을 막기 위한 주주활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주주권 행사 시민행동'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조 회장 연임 반대 의결권 행사 권유, 주주총회 참석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시민행동에는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직원연대지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참여연대 등이 참여했다.김남근 민변 부회장은 "조양호 이사와 그 일가는 회사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며 "정상적인 회사라면 당연히 이사회가 개최돼 회사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시킨 이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강조했다.이어 "국민연금은 최근 단기매매차익 반납 문제를 이유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하지 못했는데, 이는 국민들의 기대와 거리가 먼 결정이었다"며 "이에 대한 진상규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그는 "시민행동은 조 회장 연임과 그를 비호하는 이사들의 재선임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피해를 본 박창진 민주노총 대한항공 직원연대 지부장은 "조씨 일가는 자기들의 경영 실책이 세상에 알려지자 '박창진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을 테니 조현아를 풀어달라'고 거짓말을 했다"며 "그러나 조현아는 제게 '복수하겠다'는 다짐 하에 간부들을 이용해 2차 가해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조씨 일가가 저지르는 만행과 보여주기식 쇼에 국민들이 더는 속지 않았으면 좋겠다.우리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조씨 일가 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소액주주 운동과 주주권 행사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이들은 기자회견 후 대한항공 비행기가 그려진 피켓에 '배임·횡령', '공정거래법 위반', '부당노동행위', '관세법 위반' 등이 적힌 빨간 딱지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속 이상훈 변호사와 민변, 참여연대는 다음주 각각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일제히 대한항공에 대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공시하고 이후 연임 반대표를 모으는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시민행동은 또 이번달 말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 참석해 조 회장의 연임이 부적절한 이유 등을 설명하고 반대표를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