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기업설명회(IR) 등을 거의 하지 않아 증권업계에서 ‘은둔의 증권사’로 통하는 한양증권이 이 같은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강소 증권사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43년 만에 기업이미지(CI)를 교체했으며 조직·인력을 보강해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이익/자본총계) 10%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한양증권은 4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1975년 선보인 옛 CI를 대신할 새 CI를 소개하는 선포식을 열었다. 새 CI는 사람 인(人)자에 한양증권의 영문 첫 글자인 ‘H’를 합성해 ‘사람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기업정신을 형상화했다는 게 한양증권의 설명이다.

선포식에는 임재택 한양증권 사장(사진)과 임직원, CI 개발을 맡은 송지성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교수 등이 참석했다. 임 사장은 “새 CI 도입을 계기로 은둔의 증권사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며 “2021년까지 ROE 10%를 달성해 강소 증권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증권은 1956년 창립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다. 학교법인 한양학원(지분율 16.29%)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40.45%에 달한다. 지점은 전국적으로 5곳에 불과하며 대외 활동이 드물어 은둔형 증권사로 인식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은 2698억원이며 작년 한 해 동안 순이익 46억원을 거뒀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임 사장이 선임된 이후 사업 보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임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쌍용투자증권에 입사하면서 증권업계에 발을 디뎠다. 2013~2015년 아이엠투자증권 사장을 지냈다.

임 사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투자은행(IB)부문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올해 순이익을 100억~2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조직·인력을 대거 보강했다. 지난해부터 영입한 외부 인력이 60여 명에 달한다.

부동산금융본부를 지난해 8월 신설해 박선영 전 케이프투자증권 SF사업본부장을 영입했다. 부동산금융본부는 제주에서 복합리조트를 운영하는 제주신화월드의 3400억원 규모 R지구 담보대출 주관 업무를 최근 따냈다.

올 들어서는 KTB투자증권에서 파생운용팀 6명을 채용하며 운용사업도 보강했다. 초단타매매(스캘퍼)에 특화된 인력들이다. 임 사장은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만큼 순이익을 늘리려면 높은 수수료 수익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고급 인력을 많이 채용해 고수익 사업 역량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한양증권은 여의도 사옥도 새롭게 단장 중이다. 작년 8월부터 여의도 본사 사옥 전체를 리모델링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마무리될 예정으로 층마다 임직원의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휴식공간이 들어서고 가구·사무기기도 교체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