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당국이 올해부터 한·미 연합훈련의 상징으로 통하던 키리졸브(KR)연습과 독수리훈련(FE)을 폐지하기로 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사흘 만에 전격적으로 내려진 결정이다. 합동군사훈련 중 가장 규모가 큰 이들 훈련이 폐지되면서 연합 방어태세 약화와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대행은 지난 2일 오후 10시 전화통화를 45분간 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국방부가 3일 발표했다. 지휘소연습(CPX)인 KR연습은 ‘동맹연습’이란 이름으로 바뀌고 기간도 KR연습의 절반인 1주일 정도로 대폭 축소됐다. 올해는 이달 4~12일 열린다. FE는 이름을 아예 없애고 대대급 이하 소규모 부대 위주로 연중 시행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려는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새로 마련된 연합 지휘소연습(동맹연습)과 조정된 야외기동훈련 방식을 통해 군사 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KR연습과 FE의 종료는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도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강경한 어조로 비난해 왔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