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식 방문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28일 밝혔다. 김정은이 미·북 2차 정상회담 결렬 직후 숙소인 멜리아호텔로 돌아와 오후 내내 두문불출하면서 한때 귀국설이 돌기도 했으나 3월 2일까지의 베트남 방문 일정을 소화하기로 한 것이다.

김정은은 이날 회담이 결렬된 뒤 오후 1시25분께(현지시간) 회담장에서 숙소인 멜리아호텔로 돌아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 먼저 회담장을 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포함한 참모진도 함께 이동했다. 몇몇 참모진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

지난 26일 하노이에 도착한 김정은은 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회담 준비에만 전념할 정도로 미·북 정상회담 성과 도출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 도착 당일에 숙소 인근 북한대사관을 50여 분간 방문한 게 외부 일정의 전부였다.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야간에 시내를 둘러본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었다.

예상치 못한 회담 결렬에도 김정은은 1일 응우옌푸쫑 베트남 국가주석과 회담한 뒤 저녁에는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2일에는 호찌민 전 베트남 국가주석 묘를 찾아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쫑 주석과의 회담에서 미·북 정상회담 결렬과 관련된 언급을 할지 주목된다.

김정은은 다만 현지 산업단지를 방문하는 등의 행보는 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귀국길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지도 관심이다.

하노이=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