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의 이틀째 일정인 28일 확대정상회담에서 미국보다 배석자를 1명 줄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북측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이용호 외무상이 앉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앉았다. 북한은 3명, 미국은 4명이 마주앉게 된 것이다.

볼턴 보좌관의 맞은편 북한 측 자리는 비워졌다. 볼턴 보좌관은 강경한 외교노선을 가진 ‘슈퍼 매파’로 분류된다. 회의장 모습이 공개되자 볼턴 보좌관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북한의 속내가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확대회담은 양측 정상의 단독회담과 업무 오찬 사이에 있는 가장 중요한 일정이었다. 비핵화를 포함한 여러 의제가 논의될 자리로 담판의 가장 중요한 여정으로 평가됐다.

북한으로선 강경론자인 볼턴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북한이 볼턴을 ‘패싱’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린 제1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리비아식 비핵화’와 ‘선(先) 핵포기, 후(後) 보상’ 등을 언급했다. 리비아 모델은 카다피 리비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인 이후 정권과 목숨을 잃어 북한으로서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다.

볼턴 보좌관을 제외한 양측 회의 참석자 6명은 전날 만찬장의 원탁에 둘러앉아 편안하게 담소를 나눈 바 있다. 북한이 3 대 3을 원했지만, 미국이 볼턴 보좌관의 배석을 고집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볼턴이 배석한 회담을 받아들인다면 미국 내 만연한 대북 불신도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