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음밥 배달시켜 먹인 일로 몹쓸 엄마로 낙인 찍인 사연 _ 사진 게티 이미지 뱅크
볶음밥 배달시켜 먹인 일로 몹쓸 엄마로 낙인 찍인 사연 _ 사진 게티 이미지 뱅크
학교 재량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새 학기를 앞두고 봄방학에 돌입했거나 아직 겨울방학 중인 기간이다.

한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둔 워킹맘 A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볶음밥 먹였다가 시어머니에게 죽일 X이 됐다"라고 하소연했다.

A씨는 "아이가 겨울방학이라 아침은 내가 해 먹이지만 점심은 시어머니가 챙겨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아이를 돌봐주는 시어머니가 힘들지 않도록 국과 밥은 물론 생선조림이나 나물 등 반찬을 준비해두려 최선을 다해왔다"라면서 "지난 월요일엔 전날 마트가 휴무일이라 장을 보지 못해서 시어머니에게 '12시 정도에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시켜주겠다. 돈은 두고 갈 테니 배달원에게 전달만 해주시면 된다'고 당부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시어머니는 A씨에게 "아이 밥은 엄마가 해서 먹여야지. 배달음식을 먹이면 되겠니? 무슨 대단한 음식을 한다고 그것도 미리 준비 못 했니?"라고 면박을 줬다.

A씨는 "마트가 휴무일인 걸 깜빡했어요. 죄송합니다. 다음엔 꼭 미리 장 봐서 해놓을게요"라고 말하고 출근했다.

점심시간이 지나자 시어머니는 A씨에게 다시 전화했다.

"볶음밥 와서 잘 먹었다. ○○(아이 이름)도 맛있다고 잘 먹더라. 그런데 앞으로는 이런 거 시키지 말아라. 아이는 엄마가 해주는 음식을 먹어야 된다. 네가 조금만 더 고생하더라도 꼭 만들어 먹여라."

A씨는 슬슬 부아가 치밀기 시작했다.

'아침에 죄송하다고 하고 나왔는데 왜 또 저러시는지. 배달음식 자주 시킨 것도 아니고 아이 봐주신 한 달 반 동안 처음 배달한 건데.'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던 것.

하지만 아이를 돌봐주시는 시어머니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아 "네~"라고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저녁에 퇴근한 A씨를 만난 시어머니는 "아이는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어야 된다. 저녁에 볶음밥을 먹었더니 기름져서 소화가 안된다"라고 도 말씀하셨다.

A씨는 "계속 듣다보 니 정신병에 걸릴 것 같았다"라면서 "남편에게 말했더니 '엄마는 한 번만 얘기하시면 되는 걸 왜 그러시지'라고 말하고 그것으로 끝이었다"면서 울분을 토했다.

A씨는 "방학 한 달 반 동안 볶음밥 한 번 시켜준 게 이렇게 죽을 죄인 거냐"라며 네티즌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개된 이 같은 사연에 "'다음부턴 남편에게 미리미리 장 보라고 시킬게요'라고 답해라. 남편의 할 일이 있어야 하지 않나", "맞벌이하면서 왜 혼자만 죽을 죄지은 사람처럼 전전긍긍하나", "저런 소리 듣기 싫으면 안 맡기면 되지 않을까. 시어머니가 잔소리한 것도 별로지만 그 정도 소리도 싫으면 아이를 맡기지 말아야 한다"는 찬반양론으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워킹맘들에게 자녀의 겨울방학은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는 대표적인 시간 중 하나다. 학교 스케줄에서 놓여난 아이들의 자유시간을 즐기려 하지만 워킹맘들은 함께 해주지도 못하고, 아이들이 집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걱정 속에 시간을 보내야 한다.

조부모가 아이 양육의 일부를 부담하고 있다면 일상 중 발생하는 사소한 문제들에 대해 서로 배려하며 슬기롭게 대처해야 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와글와글]은 일상 생활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나 어이없는 갑질 등을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와글와글]에서 다루고 전문가 조언도 들어봅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