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출혈 경쟁이 지속되면서다.

과일 모양의 화장품 케이스 등 튀는 용기로 인기를 끌었던 토니모리는 2년째 적자를 봤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1809억원의 매출과 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2.0% 줄었고 영업손실도 19억1300만원에서 50억9000만원으로 커졌다. 토니모리 측은 “로드숍 시장의 경쟁 심화로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에뛰드도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2183억원으로 16% 줄었고 26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영업이 부진한 매장의 문을 닫으면서 손실을 본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색조 화장품으로 유명한 클리오도 지난해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2017년 10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작년엔 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4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던 스킨푸드는 지난해 10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중저가 브랜드들이 잇달아 오프라인 매장 문을 닫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때 ‘달팽이크림’으로 ‘대박’을 터뜨렸던 잇츠스킨은 오프라인 매장을 확 줄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200여 곳인 전국 매장을 내년까지 10곳 미만으로 줄이고 온라인 위주로만 판매할 계획이다. 달팽이크림 이후 히트상품이 없어 실적이 악화된 탓이다. 임차료 인건비 등 비용이 많이 드는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는 게 효율적이란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잇츠스킨을 운영하는 잇츠한불은 지난해 2154억원의 매출과 20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보다 각각 12.3%, 54.1% 줄었다. 순이익도 420억원에서 192억원으로 54.4% 감소했다.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의 실적 부진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타격과 내수 경쟁 심화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장 매출을 올리기 위해 50~80%씩 할인 경쟁을 벌인 게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