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가도 모른다는 골프의 ‘묘미’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펼쳐지고 있다. 커트 탈락 위기에 놓였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발톱을 드러내더니 어느새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사진)도 1라운드 부진을 딛고 우승을 노리고 있다. 악천후 등으로 정상적인 경기 진행에 애를 먹고 있는 PGA투어 제네시스 오픈(총상금 740만달러)에서다.

우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펠리세이즈의 리비에라CC(파71)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첫 7개 홀을 치르는 동안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잡아내며 5타를 줄였다. 3라운드가 일몰로 중단된 가운데 우즈는 중간합계 6언더파 공동 14위로 도약했다. 2라운드까지 공동 52위로 ‘턱걸이’ 커트 통과를 한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악천후 속에 대회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면서 우즈는 이날 오전부터 2라운드 남은 6개 홀 경기를 이어갔다. 1, 2라운드에서 나쁘지 않은 샷감을 과시하고도 퍼트에 발목이 잡혔던 우즈는 2라운드 마지막 9번홀(파4)에서 약 7m 버디 퍼트를 성공해 기사회생했다.

우즈는 숨을 고르고 치른 3라운드에서 시작과 함께 버디쇼를 펼쳤다. 첫 홀이었던 10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2m 근처에 떨군 우즈는 11번홀(파5)에선 두 번째 샷을 홀에서 약 3m 떨어진 거리에 올려놓으며 이글을 잡았다. 12번홀(파4)과 13번홀(파4)에서도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넣어 순식간에 5타를 줄였다. 3라운드 11개 홀과 4라운드가 남아 있어 역전 우승도 꿈만은 아니다.

1라운드에서 1타를 잃으며 출발한 매킬로이는 2라운드에서 버디만 8개를 낚아채는 ‘퍼펙트 골프’를 선보였다. 일몰 전까지 경기한 3라운드에선 3개 홀을 끝내며 1타를 더 줄였고 중간합계 8언더파 공동 7위에 올라 있다.

안갯속 승부 속에서 3라운드까지 2개 홀을 끝낸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13언더파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애덤 스콧(호주)이 1타 차로 추격하고 있다.

한국 선수 중에선 김시우(24)가 6언더파로 우즈와 같은 자리에서 역전 우승을 노리고 있다. 그는 3라운드에서 7번홀까지 경기했다. 이경훈(28)과 이태희(35)는 1언더파를 기록 중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