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한 면발 탄력에 눈이 번쩍…日 '데노베 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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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특유의 식감 100% 느끼려면 간장소스 '찍먹' 하세요
'글쓰는 셰프' 박찬일의 세계 음식 이야기 - 일본 미나미시마바라 '소면'
특유의 식감 100% 느끼려면 간장소스 '찍먹' 하세요
'글쓰는 셰프' 박찬일의 세계 음식 이야기 - 일본 미나미시마바라 '소면'
300곳이 넘는 소면 공장이 있는 미나미시마바라
기계로 거의 전 과정을 만들면 반죽, 가공, 건조까지 몇 시간이면 가능하다. 그러나 미나미시마바라 면은 3일 이상이 소요된다. 사람이 손으로 하는 과정, 기다리고 기다리면서(늘이기 과정, 숙성과 건조 과정 등) 최대한 시간을 쓴다. 품질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면이 탄력있게 완성되도록 타이밍 잡는 게 노하우
원래 이런 소면은 중국에서 왔다고 한다. 시마바라 소면 진흥회 시라이시 다모쓰 회장의 설명이다.
이 조합에서는 장마철인 6, 7월에는 생산을 중단한다. 습도가 너무 높아 고품질의 면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감하게 쉰다.
“일본인에게 국수는 음식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지진 등 재난이 있기 때문에 비상식량으로 예로부터 구비했어요. 휴대용 버너로 끓이기만 하면 훌륭한 음식이 되니까요.”
국수는 원래 실크로드를 오가는 상인들의 비상식량이었다. 말려서 휴대하므로 상하지 않고, 물만 있으면 열량이 충분한 맛있는 음식이 됐다. 아마도 중근동에서 발명됐을 국수가 전 세계로 퍼져나간 이유다. 우리가 좋아하는 스파게티도 그런 단계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데노베 소면은 반죽부터 시작된다. 밀가루, 소금, 물이 전부다. 글루텐을 짱짱하게 활성화시켜 꼬고 늘이면서 점차 국수가 만들어진다. 몇 번을 꼬고 늘이기를 반복하다가 기계에 걸어서 자동으로 상하운동을 시킨다. 이때 면의 탄력이 더 높아지고 특유의 식감이 생긴다. 마치 손으로 잡아 늘이는 것 같은 동작이다. 중간에 적절한 휴식을 주면서 면이 더 탄력 있게 완성될 수 있도록 타이밍을 잡는 것도 노하우다. 그다지 많은 생산량이 아닌데도 투입된 인원이 만만치 않다. 면 가격이 높은 까닭이다. 기술자가 점차 줄어들어 외부에서 수혈받는 실정이다.
쓰유에 찍어 먹으면 개운한 맛 일품
이 지역산 소면은 맛있게 먹는 법이 있다. 첫째는 ‘찍먹’이다. 마치 메밀국수를 먹듯이 면을 삶아서 차갑게 헹군 뒤 준비된 간장소스(쓰유)에 찍어먹는 것이다. 한국식 메밀국수는 염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간장소스에 면이 잠기도록 해서 먹지만, 일본식은 적셔질 정도로 찍기만 해서 먹는다. 소스 염도가 그래서 더 높다. 고추냉이 등을 추가해서 먹으면 더 맛있다. 이 ‘찍먹’이 소면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탄력이 최대한 유지되기 때문이다. 입에서 마치 면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처럼 논다. 아주 가늘게 만드는데, 혀를 희롱한다. 이 지역의 1인분 정량은 보통 100g. 한국인인 나는 150g은 먹어야 먹은 듯했다.
다음으로는 국물 국수다. 이 지역의 특산 소스(쓰유)는 ‘아고’라고 부르는 날치가 들어간다. 기름기가 적은 날씬한 날치를 골라 말린 뒤 간장 등을 섞어 소스를 만든다. 이 소스를 뜨거운 물에 섞어서 육수(국물)를 만든다. 멸치를 쓰는 잔치국수를 연상하면 비슷하다. 호록호록, 면이 빨려 들어오고 국물을 들이켜면 개운하다.
어묵이나 튀김 등의 고명을 얹을 수도 있다. 필자가 한국에서 이 면을 가지고 행사를 했을 때는 돼지고기 육수를 썼다. 고명으로는 삶은 고기가 올라갔다. 아주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았다. 물론 최고는 ‘찍먹’이다. 면의 탄력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국수를 먹고는 올레길을 가볍게 걸어봤다. 미나미시마바라는 현재는 작은 시에 불과하지만, 과거에는 번성한 남만무역항이었다. 유럽의 배가 드나들었다. 1567년에 이 지역의 구치노쓰항에 첫 배가 들어왔다. 이 항구가 올레길의 시작점이다. 바다를 옆으로 끼고 걷는 길은 환상적이다. 푸른 바다가 물결치고, 겨울에도 비교적 따스한 바람이 분다. 신사를 지나서 물의 개구쟁이 요정인 ‘갓파’상을 지난다. 마을의 양상추 밭이 너르게 펼쳐져 있고, 그 너머로는 바다가 넘실댄다. 푸르고 푸른 물감으로 휙, 풍경화를 만들어낸 건 신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총길이가 10.5㎞이며 서너 시간이면 충분하다. 난이도는 중. 시 상공관광과에서 관리한다.
농민군이 전투 치른 시마바라의 난 유명
미나미시마바라시에 오는 한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가 있다. 소면, 올레길, 돌고래 체험 외에 하라 성터(原城跡)를 방문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가톨릭 순례자들도 많다. 신자가 아니어도 꼭 들러볼 가치가 있다. 성터라는 말은 곧 현재는 성이 없다는 뜻이다. 이유가 있다. 이곳을 무대로 4만 명에 이르는 농민군이 막부군에 대항해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 1637년에 봉기한 실제 사건이다. 4개월을 하라성에서 농성하며 버텼으나 결국 패했고, 막부군은 반란군 전원을 척살했다. 성도 완전히 파괴했고, 시코쿠 등의 타 지역에서 새로운 주민을 이주시켰다. 완벽하게 반란의 흔적을 지우려고 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그 싸움이 전해졌고, 바로 유명한 ‘시마바라의 난’이 됐다. 가톨릭 신자이기도 했던 농민군의 처절했던 싸움은 지금도 가슴 아픈 역사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당시 반란군의 수장이었던 소년 장군 아마쿠사 시로는 전설이었다. 당시 17세의 소년 장수였다는 말이 전해지는데, 사실 여부를 떠나 이 싸움은 하나의 거대한 히스토리가 돼서 아직도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 이 지역의 가톨릭 역사를 잘 살펴볼 수 있는 아리마 기리시탄 유산 기념관(有馬キリシタン遺産記念館)이 있어서 들러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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