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한 남성이 해변에 앉아 기타를 치고 있다. 그 뒤로 눈 덮인 할레아칼라산이 펼쳐져 있다. 1년 내내 온화한 날씨를 자랑하는 하와이에서 눈을 구경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하얗게 눈 덮인 산, 그 아래 수영복만 걸치고 휴양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익숙지 않아서 그런지 호기심을 잡아끈다.

하와이엔 지난 10일부터 눈을 동반한 시속 300㎞의 겨울 폭풍이 불어닥쳤다. 마우이섬의 해발 1889m에 있는 폴리폴리 주립공원에서도 눈이 관측됐다. 하와이주 국토자연자원부는 “지금까지 하와이에 눈이 내린 곳 중 가장 낮은 고도”라고 발표했다. 이상기후 현상은 심각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세계 각국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보고되면서 지구촌의 미래에 대한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눈 덮인 하와이 섬을 바라보는 시선이 편치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