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나보타’(제품명 주보, Jeuveau)가 지난 1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 허가를 획득했습니다.

보툴리눔톡신 제조업체에서는 메디톡스와 휴젤이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알투바이오에서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제인 ‘나보타’의 시판 허가 의미와 해결해야 할 숙제들에 대해 집중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대웅제약의 귀한 자식 `나보타` 미국시장 입성
▲ `나보타`로 미국시장 두번째 도전하는 대웅제약

대웅제약이 미국시장에서 시판 허가를 받은 것은 지난 2016년 1월 카바페넴계 항생제인 ‘메로페넴’이후 2번째입니다.

카바페넴계 항생제는 페니실린계, 세파계(세팔로스포린계)에 이어 차세대 항생제로 계열에 따라 메로페넴 (Meropenem), 이미페넴 (Imipnenem), 어타페넴(Ertapenem) 등으로 나뉩니다.

카바페넴계 항생제는 합성이 까다로워 개발이 힘들기도 합니다.(기술력이 필요하죠.)

우리 몸에 치명적일 수 있는 다양한 그람음성균 감염 질환 치료에 가장 흔히 쓰이는 의약품이지만, 내성이 발생하면 대안을 찾기 힘든 항생제이기도 합니다.

미국시장에서의 메로페넴계 항생제 시장 규모는 약 1억 5,000만 달러 내외로 크지는 않습니다.

이로 인해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메로페넴의 진출을 큰 의미를 많이 부여하지는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만, 대웅제약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절차 과정 등의 프로세스(process) 등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대웅제약의 귀한 자식 `나보타` 미국시장 입성
▲ 대웅제약의 귀한 자식 ‘나보타’

대웅제약에게 있어 ‘나보타’는 그야말로 귀한 자식입니다.

개발부터 시판 허가까지 대웅제약 입장에서 ‘나보타’에 공을 엄청 들인 게 사실입니다.

대웅제약의 국내 첫 신약인 당뇨성족부궤양치료제(EGF, 상피세포성장인자) 개발 이후 이렇게 공을 들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요즘 대웅제약 이지듀(EGF)는 홈쇼핑에서 많이 나옵니다.=> 걔가 걔야? 끄덕)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2017년 나보타 생산 전용 제2공장을 증설했습니다.

1공장은 연간 50만 바이알(10명이 1회 맞을 수 있는 접종분 단위, bial)의 생산이 가능했는데, 2공장은 연간 450만 바이알의 나보타를 생산할 수 있게 했습니다.

회사측은 추후 필요시 증설을 통해 연간 900만 바이알까지 생산이 가능하도록 증설에 나설 수 있다는 중장기 계획도 수립했습니다.

어찌 보면, 대웅제약으로써는 우루사에 이어 ‘나보타’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과 중장기 도약을 꿈꾼 것이 사실입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나보타는 올해 전세계 100개국 이상에 수출될 예정”이라고 밝히고 “매년 매출이 상승하게 될 경우 피크(Peak)시 매출액은 조 단위가 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했습니다.

2017년 대웅제약의 매출액이 9,672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보타의 기대감은 큰 게 사실입니다.

지금의 ‘대웅제약 1년 매출액 = 나보타 매출액’를 꿈꾸는 것이기에 말이죠.

‘나보타’는 미국을 포함해 캐나다, 유럽, 호주, 중남미, 중동 등 전 세계 약 80개국과 판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번 식품의약국(FDA) 승인으로 총 16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획득하게 됐습니다.

▲ 미국에 이어 유럽, 중국시장도 노리는 ‘나보타’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무기로 유럽과 중국 시장 진출도 적극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미국 판매업체로 에볼루스(Evolus)를 선택했습니다.

에볼루스의 모회사 알페온(Alphaeon)은 200명 이상의 미국미용성형학회 오피니언 리더들이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강력한 의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3년 에볼루스와 2023년까지 미국, 유럽,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 2,899억원 규모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최소 구매 의무금액은 기술료를 제외한 계약금액의 70%이상임)

에볼루스는 올 봄 나보타를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보툴리툼톡신 시장에 침투할 예정입니다.

Daedal research와 Bloomberg 보고서 등에 따르면, 전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약 4조원 규모로, 현재 미국 시장이 2조원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9% 이상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시장에서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판허가를 획득한 곳은 앨러간의 보톡스, 멀츠의 제오민, 입센의 디스포트 등 3개 제품입니다.

대웅제약은 미국에 이어 중국과 유럽, 캐나다 등에도 나보타의 적극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대웅제약은 캐나다 연방보건부(Health Canada)로부터 나보타 생산공장에 대해 우수의약품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획득했으며, 6월에는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우수의약품 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또, 지난 달에는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임상시험신청(CTA)에 대한 제조시설 변경 서류의 접수를 마쳤습니다.

기존 1공장으로 승인받았던 중국 CTA의 생산기지를 1공장보다 9배 이상 생산능력이 높은 2공장으로 변경 신청한 것입니다.
[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대웅제약의 귀한 자식 `나보타` 미국시장 입성
▲ 숙제로 남은 메디톡스와의 법정 싸움

하지만, 나보타 역시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습니다.

보툴리눔톡신 제조업체인 메디톡스와의 법정 싸움입니다.

지난 1일 대웅제약의 주가는 개장 초 급락했습니다.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를 제소하면서 악재가 불거진 것인데요.

메디톡스와 미국 앨러간은 메디톡스 전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하였다는 내용으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지난 31일(한국시간) 제소했습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해외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개발한 제품이 미국에 수입돼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는 것을 조사하고, 실질적인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하는 기관입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지금이라도 공개토론 등을 통해 나보타 개발 과정에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서 명백히 밝히고, 한국 바이오 산업 발전에 기여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이번 제소는 미국에서 통상적으로 위협이 되는 경쟁사 진입을 막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내용상으로도 그동안 메디톡스가 근거 없이 제기했던 주장과 전혀 차이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6년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놓고 대웅제약과 휴젤에 대해 포문을 열었습니다.

당시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대웅제약과 휴젤에 대해 보톡스균주의 발견 장소와 추출과정에 대한 의문을 강하게 제기하며 공개토론을 제안하고 원료 출처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과 휴젤 측은 보건당국에 균주 출처를 밝혀 허가를 완료한 만큼 안전성 문제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7년 대웅제약에 대해 국내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황입니다.

증권업계에서도 나보타의 유일한 리스크 요인은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한국에서 제기한 민사소송이라는 점을 감안해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양측의 변론이 진행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소송의 결과를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참고로, 지난 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전후(ITC 제소 등)의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대웅제약의 파트너사인 에볼루스(Evolus Inc)의 주가가 상당히 출렁거렸습니다.

목요일(7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웅제약 주가가 어떻게 반응할 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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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준기자 jjy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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