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입사동기인데 성과급 차이 500%'…LG전자, 팔린만큼 준다
LG전자가 지난 31일 각 사업부문별 성과급 지급 계획을 공지했다. 성과를 기준으로 기본급의 최대 500%까지 지급하는 내용이다. LG전자가 500% 성과급을 지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차·부장급인 책임의 경우 성과급 500%는 최대 2000만원 정도가 된다.

모두가 같은 성과급을 받지는 않는다. 말 그대로 성과를 기준으로 지급하다 보니 성과를 내지 못한 사업부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렇다고 빈손이란 뜻은 아니다. 대신 격려금이 주어진다. 과거에는 물품(격려품)이 제공됐지만 몇년 전부터는 현금으로 지급한다. 격려금 성격의 보너스인데 직원들은 이를 위로금이라 부른다. 적자를 기록 중인 MC사업본부와 VC사업본부가 최대 150만원의 격려금을 받는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에는 최대 500%의 성과급이 지급된다. H&A사업본부 내에서도 세탁기 500%, 냉장고 350%, 빌트인 50% 등으로 나뉜다. H&A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19조3620억원), 영업이익(1조5248억원), 영업이익률(7.9%)에서 최고치를 달성했고, HE사업본부는 영업이익(1조5185억원)과 영업이익률(9.4%)에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영업본부도 최대 500%의 성과급을 받는다. 프리미엄 가전사업의 국내 매출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의미다. 같은 이유로 본사 직원들에게도 최대 400%의 성과급이 지급된다.

이렇다 보니 격려금을 받는 부서를 중심으로 "열심히 일했는데 소외되는 것 같아 억울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계속된 실적 부진에 수 년째 격려금만 받다 보니 상대적으로 차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직장인 익명게시판을 중심으로 '사업부를 옮기고 싶다' '내가 오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닌데' 등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렇다고 실적이 저조한 사업부에 동일한 성과급을 지급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사업본부 통합작업을 요구하는 임직원도 있다. MC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의 통합이 대표적이다. 선임급 LG전자 직원은 "임직원 3만7000명 모두가 LG전자의 미래를 위해 같은 마음으로 뛰고 있다"며 "내년에는 모든 임직원들이 풍성한 성과급을 받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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