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항체 나온 농장들 '징검다리'였나…차량 드나든 곳 수백곳 추정
농식품부 "첫 발병 농장 바이러스 유입 경로는 조사 중"
경기도 안성에서 발생한 두 건의 구제역이 축산차량을 통해 농장 간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8일 안성 금광면의 젖소 농장, 이어 29일 안성 양성면의 한우 농장에서 잇따라 발생한 구제역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추정된다고 30일 밝혔다.

검역본부는 "구제역 감염 항체가 검출된 젖소 농장에서 가축운반 차량을 통해 구제역이 정 모 씨의 육우 농장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육우 농장에서 사료·가축 운반 차량을 통해 두 번째 구제역이 발병한 한우 농장으로 전파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모 씨의 육우 농장은 지금까지 외부에 드러나지는 않은 '제3의 농장'이다.

이 농장이 구제역 확산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육우 농장에서 사육되는 소들에서는 구제역 증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감염 항체가 검출됐다.

감염 항체가 검출된 곳은 이 육우 농장 외에도 4곳이 더 있다.

농식품부는 전날 "감염 항체가 나왔다는 것만으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농장 내 구제역 바이러스의 순환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한 바 있다.

즉 5개 육우 농장에서는 구제역 감염 항체만 있고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곳의 소들이 구제역에 걸렸다가 회복됐거나, 아예 처음부터 걸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는 것이다.

검역본부는 그러나 '금광면 젖소 농장→육우 농장→양성면 한우 농장' 순서로 바이러스가 전파됐다고 확증할 수는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오히려 '금광면 젖소 농장→육우 농장←양성면 한우 농장'의 구도로 바이러스가 퍼졌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육우 농장과 한우 농장을 오가는 차량이 사료운반 차량 2대, 진료·예방 접종 차량 1대, 가축운반 차량 1대 등 총 4대에 이르기 때문이다.
한편, 첫 발병지인 젖소 농장을 오간 각종 차량이 들른 농장은 전국 각지에서 총 214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별로는 사료운반 차량 63곳, 집유 차량 23곳, 가축운반 차량 33곳, 컨설팅 차량 95곳 등이었다.

검역본부는 "이들 차량이 방문한 214곳에 대해서는 해당 지자체에 통보해 이동통제를 하면서 관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최초 발병지 젖소 농장과 '역학적으로 관련 있는' 장소만 총 214곳에 달하며, 감염 항체가 나온 5개 육우 농장까지 역학조사 범위에 포함할 경우 통제 대상이 수백 곳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는다.

그만큼 추가 발병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 광범위해진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검역본부는 "감염 항체가 나온 나머지 4곳을 오간 차량이 들른 전국의 농장 수는 현재 추가 조사 중"이라며 "조사가 되는 대로 이 부분도 조치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첫 발병지인 젖소 농장의 바이러스가 어디서 유입됐는지 경로는 여전히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