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화손해보험)
(사진=한화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예비인가를 획득하면서 인터넷보험사 설립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미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한화손보가 타사의 기존 다이렉트 채널과 어떤 차별화를 이뤄내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30일 금융위원회는 한화손보의 인터넷전문보험사 '인핏손해보험(가칭)'에 예비인가를 승인했다. 향후 한화손보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본 허가를 받아 연내 본격적으로 보험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인핏손보가 본격 출범하게되면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인터넷보험사는 생명보험사인 '교포라이프플래닛'이 유일하지만 여기에 인핏손보가 가세하면서 온라인 보험시장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인터넷보험사의 등장으로 보험사 간 경쟁은 더욱 거세지겠지만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보험료 인하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손보는 기존 판매 채널보다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앞세워 가격 민감도가 높고 인터넷이 생활화된 20~30대층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한화손보의 인터넷보험사가 기존 다이렉트 채널과 차별화를 이뤄야 성공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미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설계사나 대리점 등의 중간 유통 마진을 없앤 다이렉트 채널을 통해 저렴한 보험료와 오프라인과 차별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화손보는 SK텔레콤,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어 보험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손해보험과 SK텔레콤은 ICT 기술 및 인프라를 결합해 새로운 고객 가치 및 시너지 창출에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하는 현대자동차와는 고객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 보험-통신-자동차 등 산업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상품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첫 상품으로는 고객의 주행거리, 운전습관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실제로 차량을 운행한 만큼만 보험료를 납부하는 '개인별 특성화 자동차 보험'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신설 보험사는 보험과 ICT부문간 융합을 이루는 국내 최초의 ‘인슈어테크 (InsureTech) 사례로 디지털 혁신 보험사 형태로 설립될 예정"이라며 "고객의 실생활 데이터와 ICT기술을 결합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 손보사들의 시장 장악력이 막강한 상황에서 한화손보가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남아있다.

인핏손보가 주력으로 밀 계획인 자동차·핸드폰·여행보험의 경우 가격 경쟁이 치열해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했다. 현재 온라인 판매 채널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핏손보의 고객들이 타사 고객이나 신규 고객일 확률보다는 한화손보의 오프라인 고객일 확률이 더 높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는 온라인 보험 판매 채널 강화가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경우 5년째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고 지난 2005년 출범했다가 10여년만에 사라진 하이카다이렉트의 전례도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면 판매 비중이 월등히 높아 무리해서 무리해서 온라인을 강화할 필요성은 적은 편"이라며 "업계에서는 우선 한화손보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