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방 당국 간의 협력 채널이 '레이더-초계기 저공비행 갈등'으로 급속히 경색되는 가운데 일본 방위당국 수장이 한국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장관)은 27일 오이타현(大分�) 히노데마치(日出町)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한일) 방위 당국 간의 협력 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교도통신이 전했다.
日 방위상 "한국과의 방위협력 유지 노력"
이와야 방위상은 '레이더-초계기 갈등'으로 한일 군사교류협력이 전면 중단될 조짐을 보이는 등 양국 관계가 악화하는 현 상황을 거론하면서 북한의 위협 상황 등을 양국 간 방위협력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 당국에는 "냉정하고 적절한 대응을 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야 방위상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대행과의 회담 등에서 밝힌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와야 방위상은 방미 기간 '레이더-초계기 갈등'이 한미일의 안전보장 연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응을 검토 중이라며 "사건을 극복해 한일 방위당국 간의 관계와 한미일 3국간 결속·협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야 방위상은 지난 25일 한국 구축함으로부터 화기 관제 레이다 전파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초계기가 소속된 가나가와(神奈川)현 아쓰기(厚木)기지를 시찰했다.

그는 이곳에서 해당 초계기 조종사 등 500여 명의 자위대원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방심하지 않는 제군들의 노력이 우리의 바다, 하늘, 영토와 국민을 지키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런 보도가 나온 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6일 해군 초계기 조종사 복장으로 부산에 있는 해군작전사령부(해작사)를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일본 초계기의 저고도 위협 비행에 대해 "우방국에 대한 심대한 도발 행위"라고 규정하고 유사시 수칙대로 적법하고 강력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한국군은 지난 23일에도 일본 초계기가 남해 이어도 근해에서 대조영함을 식별하고도 거리 약 540m, 고도 약 60~70m로 근접 위협 비행을 했다며 일본 측에 항의했다.

그러나 일본 측은 증거를 내놓지 않으면서 한국 측 발표가 사실이 아니라고만 부인하고 있다.

한편 일본 산케이신문은 26일 방위성이 한국과의 방위협력을 당분간 축소하고 냉각기를 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올봄 예정됐던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의 한국 파견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6일 보도한 바 있다.

이 신문이 인용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국과의 방위협력은 중요하지만 한일 양측의 여론이 과열되고 있다"며 "냉각기를 두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