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는 26일(미국 동부시간) 미국의 요청에 따라 미국 뉴욕에서 베네수엘라 사태를 안건으로 하는 공개회의를 소집한다고 미국 국무부가 밝혔다. 회의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참석해 과이도 의장을 과도정부 인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호르헤 아레아사 외교부 장관을 앞세워 미국의 주장을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중국도 미국의 행보를 ‘내정간섭’으로 규정,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 현지에서는 마두로 대통령이 대화를 제의했으나 과이도 의장이 이를 거부하고 길거리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하며 '권력 투쟁' 정국이 지속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베네수엘라의 국가수반 자리를 놓고 과이도 의장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를 촉구했다.
그는 "내가 발가벗은 채로 이 젊은 남자(과이도 의장)를 만나야 한다면 가겠다"고 하면서도 "임시 대통령 선언은 워싱턴(미국)이 지원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이 자국 외교관들의 철수 명령을 완전히 준수하기를 희망한다"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베네수엘라 사태를 논의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3일 과이도 의장이 스스로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하고 미국이 즉각 인정하자 미국과의 단교를 선언했다. 외교관들의 72시간 내 철수도 요청했다.
같은 시간대 열린 기자회견에서 과이도 의장은 마두로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거부했다. 과이도 의장은 "그들은 억압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 대신 가짜 대화를 제안한다. 그 누구도 가짜 대화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꽃을 꺾을 수는 있겠지만 봄이 오는 것을 막지 못한다"며 과도정부 수립과 재선거를 위한 반정부 시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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