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립스틱 수출 급증
스타일난다, 색조브랜드 덕에 성공신화 써
SNS 유명인들, 색조로 활용법 공유
팔로워 수 늘리려 '비쥬얼 임팩트' 노려 지난해 5월, 세계 최대 뷰티기업인 로레알그룹이 토종 온라인쇼핑몰 '스타일난다'를 사들였다. 이 회사 김소희 대표(CEO)의 지분 70%를 약 4000억원에 인수, 스타일난다의 기업 가치는 6000억원대로 책정됐다. K뷰티 업계의 '성공 신화'가 탄생한 순간이다.
로레알이 스타일난다를 인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색조 열풍'이 꼽힌다. 로레알은 스타일난다의 색조화장품 브랜드 '3CE(쓰리컨셉아이즈)'를 노렸는데 이미 중국 시장에서 없어서 못팔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색조의 인기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 점령자 인플루언서(SNS 유명인)들이 기초화장품·마스크팩보다 립스틱·매니큐어로 활용법을 공유하고 있어서다. 팔로워 수를 늘리려고 인플루언서가 택한 비법이 '비쥬얼 임팩트(시각 충격)'였다.
색조화장품의 수출 성장은 놀라울 정도다. 지난달 색조화장품의 수출 확장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 미국 등에서 입술과 눈화장품을 중심으로 50%가량 성장했다.
중국 시장의 경우 전체 수출 실적은 전년보다 5.5% 줄어든 반면 색조화장품은 55% 정도 더 판매됐다. 기초화장품은 6.4% 증가에 그쳤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색조화장품이 각각 51.1%와 49.1% 성장, 기초화장품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테고리별로 뜯어보면 립스틱 등 입술화장품의 인기가 독보적이다. 입술화장품의 수출은 같은 기간 동안 미국에서 230%, 중국에서 75% 이상 급증했다. 눈화장품의 경우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88%와 48%가량 판매량이 늘었다.
색조시장의 성장세는 국내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올리브영이 지난해 매출을 분석한 결과, 색조화장품의 매출액은 2017년 대비 35% 신장했다. 1년간 가장 많이 팔린 제품 100가지 중에서도 립스틱 등 색조화장품이 15개였다.
올리브영은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자기표현이 강한 20∼30대 젊은 여성들 위주로 색조시장이 커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립스틱 판매가 는다'는 이른바 '립스틱 효과'를 강조한 것이다.
중국으로 수출 중인 한 화장품기업 대표는 "SNS에서 메이크업 위주로 시각적인 효과를 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화장품 마케팅 컨설턴트도 기초보다 입술제품 위주로 판매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라고 말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