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가 지난 1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2017년 4월 ‘렌플렉시스’에 이어 두 번째 FDA 허가다.

온트루잔트는 유방암 치료용 항체 의약품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을 복제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다. 미국 제넨텍이 개발해 스위스 로슈가 판매하는 허셉틴은 세계에서 연간 약 8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7년 11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중 세계 최초로 온트루잔트의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았다. 이후 셀트리온의 ‘허쥬마’, 암젠의 ‘칸진티’, 마일란·바이오콘의 ‘오기브리’ 등이 EMA 허가를 획득했다. 미국에서는 온트루잔트가 세 번째로 FDA 허가를 받았다. 2017년 12월 오기브리가 처음으로 FDA 허가를 받았고, 지난해 12월 허쥬마가 뒤를 이었다. 온트루잔트는 작년 말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FDA로부터 심사 기간 연장 통보를 받으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그러나 이번 허가로 연내 출시가 가능해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 하반기 온트루잔트를 출시해 연간 3조원 규모의 미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판매는 렌플렉시스를 판매 중인 MSD가 맡는다. 이미 셀트리온, 마일란·바이오콘 등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는 없다. 유럽과 달리 미국에서는 허셉틴의 물질 특허가 오는 6월까지 남아 있어서다. 마일란·바이오콘은 출시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오리지널 판매사 로슈와 비공개로 협상 중이다. 셀트리온도 오리지널 개발사 제넨텍과 특허 합의를 마쳤다. 물질특허 만료 이후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허용해주는 대신 매출 일부를 로열티로 지급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6월 이후 허쥬마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넨텍과 특허 소송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 연말 온트루잔트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유럽에서 시작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전쟁이 내년 미국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 하반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의 FDA 허가도 앞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에 이어 미국 시장에서 2종의 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