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4일 한때 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300만원대로 떨어진 것과 관련, 암호화폐 투자전문가들은 “도리어 지금이 장기투자에 적합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엄청난 변동성을 보이는 암호화폐 시장 특성상 개미(개인투자자)들은 단타 위주 단기투자를 해왔는데 이 트렌드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비관론이 지배적인 ‘암호화폐 혹한기’지만 역으로 투자할 시점이라 봤다. 투자 과열 시기가 지나고 거품이 많이 빠진 만큼 연내 반등 여지가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익명을 요청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시장이 뚜렷한 요인 없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날(14일) 400만원선이 무너진 것도 사후적으로 이유를 추정할 뿐”이라며 “암호화폐 시장이 기관투자자 등 고래(거물) 위주 장으로 재편돼 단타 치는 개미들은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때가 실은 투자 적기(適期)”라는 게 일반론이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세에 일희일비하기보단 기본적으로 암호화폐의 미래가치를 믿는다는 전제 하에 장기투자로의 방향성 전환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나는 가상화폐로 3달 만에 3억 벌었다〉 저자 빈현우 블록체인아카데미 원장은 “작년 같은 폭락장에선 일반적인 암호화폐 투자자는 손실이 날 수밖에 없었다. 상승장에서 수익을 내고 하락장에서 ‘덜 잃는’ 식으로 방어하는 게 최선이었다”고 평한 뒤 “장기투자 전환이 바람직해 보인다. 암호화폐 장에서의 장기투자는 ‘1년 정도 놓아둘 수 있는 여유자금’이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인 데이비드 리 리펙터캐피털 매니징파트너도 국내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투자·육성업체) 해시드와 가진 질의응답에서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한 현재가 투자하기엔 최적의 시기라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민심이 부정적으로 변했을 때가 투자에 가장 좋은 시기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 가격이 바닥을 찍었는지와 별개로 암호화폐 시장의 거품이나 투기가 상당히 사라진 점을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백트(Bakkt)’ 출시도 호재로 분류된다. 백트는 뉴욕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가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등과 손잡고 설립한 암호화폐 전용 거래플랫폼이다. 앞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했지만 현금결제 기반인 반면 백트 선물거래는 결제 및 정산 모두 비트코인으로 할 수 있어 기대감이 크다.

백트 출시를 계기로 비트코인 선물거래가 본격 시행되면 비트코인 수요가 늘어날 뿐 아니라, 유명 글로벌 기업들이 백트에 참여한 점도 신뢰성을 부여해 반등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빈 원장은 “미국 상품선물위원회(CFTC) 승인이 필요한 백트가 정확히 언제 출시될진 모르겠으나 그간의 학습효과로 인해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반대급부로 호재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 상승폭이 상당할 것”이라며 사견을 전제로 “이런 점을 감안하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 위주로 1년 정도 장기투자하면 수익률 수십%는 나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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