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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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 사태가 역대 최장 기록으로 치닫고 있다.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대치로 시작된 셧다운은 10일(현지시간) 20일째를 맞았다.

미 연방정부는 장벽 예산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충돌로 시한 내 예산안 처리가 무산됨에 따라 지난해 12월22일 0시를 기해 셧다운에 돌입했다.

지난해의 경우 1월과 2월에 이은 10개월만의 셧다운 사태였다. 1976년 이후 역대 20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역대 최장 기록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21일(1995년 12월16일∼1996년 1월5일)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강 대 강 대치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어 12일을 기점으로 최장 기록이 깨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장벽건설 예산 확보 입장을 고수, 연일 여론전을 이어가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일에는 취임 후 첫 대국민 연설을 한 데 이어 10일 남부 국경 현장을 방문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반대를 피하기 위한 우회로 차원에서 국가비상사태 선포 카드까지 만지작 거리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 참석도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이 개월,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며 장기전 불사 태세를 다지고 있는 데다 '장벽 예산제로(0)' 주장으로 맞서고 있는 민주당도 하원 당 수당의 힘을 발판으로 강하게 맞서고 있어 단순한 최장 기록 돌파를 넘어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셧다운은 부분 업무 중단이어서 약 75% 정도의 정부 예산은 편성이 된 상태이긴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피해 확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연방 공무원 80만 명이 일시적 휴직 등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인 신고나 이민 신청과 같은 대민 업무에서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11일은 연방 공무원에 대한 올해 첫 급료 지급일로, 공무원들이 올해 첫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셧다운 사태로 일시 해고된 연방 공무원들과 이들의 지지자들이 10일 백악관 밖에 모여 일자리를 요구하는 집회를 갖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