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4不' 언급 주목…NYT "'북핵제로' 목표 철회 결정할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중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사용·전파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목에 관심을 나타내자 미국 언론이 이를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나도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밝히면서 '김 위원장은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지도 실험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한다'는 미국 PBS보도를 인용했다.

북한과의 협상으로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 위협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자신의 주장을 재차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앞서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왔다"며 '4불(不)' 입장을 밝혔다.

이 중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언급을 김 위원장이 직접 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등을 계기로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지 등을 선언한 바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안보전문기자인 데이빗 생어는 이날자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서 핵무기 생산과 확산을 하지 않겠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했다고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과 미사일 위협의 '보류'가 아니라 '종결'을 목표로 제시해왔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내려야 할 결정은 비록 북한을 파키스탄이나 인도, 이스라엘처럼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더라도 '북한 핵무기 제로(zero)'의 목표에서 철회하느냐 여부"라며 "김정은의 신년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내부적 혼란의 순간에 그 같은 결정적 선택에 직면해있다는 느낌이 녹아있다.

이것은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공개적으로 얘기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유지하면서 미국을 관계 개선을 위한 프로세스에 관여시키고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확산하지 않겠다고 미국을 안심시키려는 것"이라는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소사이어티 전 회장의 발언도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김 위원장의 '4불' 발언에 대한 전문가들의 긍정적·부정적 발언을 함께 실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WSJ에 "김 위원장의 발언은 북한이 핵물질 생산 동결과 핵무기 및 핵물질 판매 금지에 동의하는 데 준비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핵무기의 완전한 제거에 미치지 못하지만 이런 조치들이 성실하게 이행된다면 중요한 과도적 단계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물론 이건 시작이지만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포함한 제재 완화 (요구)에서 보듯 진입 비용이 높아진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고 WSJ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