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된 마크롱 전 보좌관 "대통령과 최근까지 연락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수행비서를 하다가 스캔들로 파면된 전 보좌관이 대통령과 계속 메신저로 연락을 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대통령실 직원이었던 알렉상드르 베날라(26)는 30일(현지시간) 탐사보도 매체 메디아파르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최근까지도 마크롱 대통령과 인스턴트 메신저 프로그램인 텔레그램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대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많은 주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가령,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대통령이 내게 물어오는 식이다"라면서 "치안 문제나 특정 인물, 노란 조끼 집회 같은 것들"이라고 말했다.

평소 마크롱은 측근이나 비서진과 텔레그램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날라는 "내 말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면 대화 내용이 내 전화기에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자신의 외교관 여권 사용이 문제가 되면서 대통령과 연락이 끊겼다고 덧붙였다.

베날라는 올여름 프랑스 정가의 핵으로 떠오른 이른바 '보좌관 스캔들'의 당사자다.

그가 파면된 뒤에도 대통령과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내용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마크롱은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마크롱의 대선 캠프 경호원을 거쳐 대통령 수행비서로 엘리제궁에 입성한 베날라는 지난 5월 1일 파리 시내 노동절 집회에서 경찰용 진압 장구를 착용하고서 시위에 참여한 젊은 남녀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이 알려져 파면됐고, 검찰이 현재 그의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수사 중이다.

이 사건은 대통령의 사설 경호원 출신 20대 비서가 권한 남용을 일삼으면서 경호실과 경찰의 지휘체계를 무력화한 사건으로 비화했고, 마크롱의 지지율 하락세를 고착화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

베날라는 최근 몇달 사이에는 아프리카 콩고와 카메룬, 차드 등지의 정부 관계자와 접촉하면서 프랑스 관련 대관(對官) 컨설턴트로 변신해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의 수행비서를 지낸 이력을 내세워 사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불거진 가운데, 그가 자신에게 발급된 외교관 여권을 최근까지도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엘리제궁은 지난 22일에는 베날라에게 기밀정보 발설 금지와 대통령의 측근인 것처럼 행동할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내용의 경고서한도 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