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송환 피해 3주째 도피 생활

브라질에 거주하다 잠적한 이탈리아 극좌 테러리스트 체사레 바티스티(64)가 2차로 망명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바티스티의 아내인 프리실라 루아나 페레이라(33)는 이 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남편은 다른 나라 대사관을 찾아가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는 문제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프리실라는 남편을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지난 10월이었으며 이후 행방은 자신도 모른다면서 "망명을 생각하는 것으로 알지만, 어느 나라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프리실라는 "바티스티는 매우 평온하고 조용하며 다정한 사람"이라면서 "그는 알려진 것처럼 잔인한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라고 감싸는 모습도 보였다.

바티스티는 프리실라와 사이에 올해 5살 된 아들을 두고 있다.

모자는 상파울루 시에서 440㎞가량 떨어진 내륙도시에 살고 있다.
브라질서 잠적한 伊테러리스트 2차 망명 시도 가능성
앞서 연방대법원의 루이스 푹스 대법관은 지난 13일 바티스티 체포·수감을 결정했으며, 하루 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이탈리아 송환을 승인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바티스티는 곧바로 잠적했으며 지금까지 3주째 도피 생활을 하고 있다.

연방경찰은 바티스티가 다양한 모습으로 변장한 사진을 배포하고 검거에 나서는 한편 변호인을 통해 자수를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테메르 대통령의 포고령 서명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이탈리아 정부는 바티스티 추방을 위한 우리의 협력을 믿어도 된다"고 밝혔다.

극좌 무장 조직의 일원이었던 바티스티는 1970년대 이탈리아에서 4건의 살인 사건을 저지른 혐의로 투옥 중 1981년 탈옥해 프랑스 등을 거쳐 2004년 브라질로 도주했다.

바티스티는 1990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궐석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브라질에서 3년간 은둔 생활을 하다가 2007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검거됐고, 연방대법원은 2009년 이탈리아 송환을 결정했다.

그러나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이탈리아의 송환 요청을 거부한 채 2010년 말 임기 종료 하루 전에 바티스티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