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김현미·조명균, 北리선권 등 참석…中·러·몽골·유엔서도 참여
南참석자들, 특별열차 타고 방북…협력 의지 알리는 '착수' 의미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첫 이정표를 세울 착공식이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열렸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 판문역에서 양측 주요 인사 각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개최했다.

남측 참석자들은 이날 오전 6시 48분께 9량으로 편성된 새마을호 4201호 특별열차를 타고 서울역을 출발, 도라산역을 지나 오전 8시 34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한 뒤 판문역에 도착했다.

북측 참석자들도 열차를 타고 판문역으로 내려왔다.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착공식 본행사에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이 착공사를 한 뒤 남북의 철도·도로 협력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세리머니가 이어졌다.

남북 참석자들은 김현미 장관과 김윤혁 부상의 침목 서명식에 이어 궤도를 연결하는 궤도 체결식, 도로표지판 제막식을 함께한 후 기념촬영을 했다.

북측 취주악단의 개·폐식 공연도 곁들여졌다.

남측 참석자들은 개성공단 내 숙박시설인 송악플라자에서 따로 오찬을 한 뒤 다시 열차를 타고 오후 1시 30분께 남측으로 입경, 오후 3시께 서울역으로 귀환하게 된다.

이날 착공식에는 남북관계와 교통 등을 다루는 장관급 인사들을 비롯해 남북의 고위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남측에서는 정부 인사로 김현미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등이 참석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승용 국회 부의장,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도 참여했다.

고향이 개성인 김금옥 할머니 등 이산가족 5명과 경의선 남북 간 화물열차를 마지막으로 몰았던 기관사 신장철씨 등 행사의 의미를 더할 인물들도 초청됐다.

북측에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주빈으로 대남 경제협력사업을 담당하는 민족경제협력위원회의 방강수 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최병렬 개성시 인민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착공사와 세리머니 등은 통일부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남북관계 담당 조직보다 국토교통부와 철도성·국토환경보호성 등 교통 실무를 맡은 남북 기관들이 주도하는 형식으로 치러졌다.

조명균 장관은 이날 서울역 출발에 앞서 "오늘 (저는) 공식 발언 안 한다.

리(선권) 위원장도 저와 같이 말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과 관련이 있는 국가인 중국·러시아·몽골 인사들과 아태 지역 개발과 관련된 국제기구 대표도 행사에 함께 했다.

옌 허시앙 중국 국가철로국 차관보, 블라디미르 토카레프 러시아 교통부 차관, 양구그 소드바타르 몽골 도로교통개발부 장관, 강볼드 곰보도르지 몽골 철도공사 부사장, 아르미다 알리샤바나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 사무총장과 함께 중·러·몽골의 주한대사 또는 대사대리가 참석했다.

남북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의 연결 및 현대화는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 선언에서 제시한 목표이며, 연내 착공식은 9월 평양선언에 담겼던 약속이다.

다만 실제 공사를 개시한다는 의미의 '착공'을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되고 대북제재가 완화돼야 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날 착공식이 사업 시작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착수식' 성격이라고 설명해 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착공식 이후 철도 관련 계획에 대해 "일단 공동조사, 실태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고 하더라"며 "실제로 공사하기 전까지 할 게 굉장히 많다.

설계만 해도 1∼2년이 걸린다"고 밝혔다.

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신장철씨는 착공식장으로 향하는 열차에서 기자들과 만나 "감개무량하다"고 소회를 밝힌 뒤 남북 철도연결에 대해 "그것이 저의 소망"이라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