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원장 "삼바 논란 본질은 2012년 회계처리"
국내 회계처리 기준을 만들고 개정하는 한국회계기준원의 김의형 원장(사진)은 18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논란의 본질은 2012년 회계처리에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회계처리 변경의 고의성을 문제 삼은 것과는 다른 견해다.

김 원장은 이날 서울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회계현안 설명회에서 “증권선물위원회의 최종 판단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한 쟁점이 2015년에서 2012년으로 넘어갔다”며 “2012년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결 대상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법원에서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선위는 지난달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가 아니라 관계회사로 인식해야 한다며 이 부분을 ‘과실’로 판정했다. 이를 근거로 2015년 회계처리를 변경해 공정가치를 반영한 것은 ‘고의적 분식’으로 판단해 중징계를 내렸다. 향후 법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2년 회계처리가 적법했다고 판단한다면 2015년 위법성까지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이 회계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서울행정법원은 19일 서울 양재동 행정법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제기한 제재처분 가처분신청과 관련한 신문을 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의 위탁을 받아 회계기준 제·개정과 해석 업무를 하는 회계기준원 수장이 금융당국의 판단과 다소 결이 다른 목소리를 냄에 따라 향후 행정 소송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