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연 출입기자 송년 간담회에서 “(경제) 상황이 조금씩 안 좋은 쪽으로 가고 있다”며 “문제의 고리를 끊어야 할 텐데 우리 사회에 갈등이 너무 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와 갈등을 풀고 사회를 통합하지 않으면 침체의 골이 깊어진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난 4년간 일해 보니 경제 시스템이 나아갈 수 없는 벽에 부딪혔구나 싶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박 회장은 “최저임금의 목표를 정하고 올리다 보니 시장이 감당할 능력을 벗어났다”며 “급하게 사후적으로 근로장려세제를 확대하는 식으로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소득 3만달러인 국가에서 5만달러 수준의 인건비를 주고 국제 경쟁에 나설 수 없다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디테일’이 빠진 정책이란 지적이다. 지역과 업종에 따른 임금 부담 여력과 근로자의 복지 등을 구체적으로 시뮬레이션해 설계해야 시장도 살고, 서민도 사회안전망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소득주도성장’보다 ‘가처분주도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거비 교육비 등을 선진국보다 더 높게 해놓고 명목소득만 올리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1만원짜리로 2개 살 수 있는 물건을 3개 살 수 있도록 하면 소비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중소기업을 둘러싼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기본과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원칙이 없으면 계속 갈등이 갈등을 낳는다”며 “이제 정치권이든 정부든 기본으로 돌아가서 보완하고 성찰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갈등이 지속되면 앞으로 (발전) 기회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기성세대가 이런 문제에 답을 주지 않으면 앞으로 5년, 10년 뒤 미래가 어두울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시장에 간섭하는 것을 줄이고 한발 물러나서 기업이 열심히 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은 중소기업이 도약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인이 본업에 충실하도록 기를 북돋아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