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이후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이면서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이 크게 엇갈렸다. 지난해 시장을 주도했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주춤한 여파로 삼성, LG의 시총이 줄었고 조선·건설주 등의 반등으로 현대중공업, GS 등이 약진했다.

시총 '반전 드라마' 쓴 현대重그룹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현대중공업그룹(상장기업 수 5개)의 기업가치는 20조31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16조3066억원에서 24.57% 증가했다. 현대중공업(73.99%), 현대미포조선(66.47%) 등 조선 기업 주가가 오르며 전체 시가총액을 끌어올렸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조선업체의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가 집계가 힘들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다”며 “내년 투자환경은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GS그룹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6.01% 늘어났다. 10대 그룹 중 올해 기업가치가 늘어난 곳은 현대중공업과 GS뿐이다. GS홈쇼핑(-13.51%), GS글로벌(-9.12%), GS(-13.99%) 등은 줄었지만 GS건설(86.01%)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올해 건설사로는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유·화학 기업의 설비투자가 본격화되는 내년에도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기업가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한화그룹(7개, -30.99%)이다. 한화생명(-37.34%), 한화손해보험(-31.33%), 한화투자증권(-21.85%) 등 금융 계열사가 부진한 가운데 한화케미칼(-35.80%) 등 주력 계열사도 주춤했기 때문이다.

한화에 이어 삼성(16개, -21.82%), 신세계(7개, -18.71%), LG(12개, -17.88%) 등의 감소폭이 컸다. 삼성전자(-29.31%), 이마트(-32.66%), LG전자(-36.13%) 등 주력 계열사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