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서 구조돼 야생으로 돌아간 바다거북, 필리핀 식당서 발견 `논란`
말레이시아에서 구조돼 재활 후 야생으로 돌아갔던 푸른바다거북(Chelonia mydas)이 필리핀 세부섬 어시장의 식당에서 식재료 신세가 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국가수사국(NBI)과 환경천연자원부(DENR), 세부 시당국은 지난 11일 세부 시내 파실 어시장의 한 식당에서 60㎏ 상당의 바다거북 고기를 압수했다.

DENR 당국자는 "이는 바다거북 5∼6마리 분량"이라면서 "그 중 한 마리에는 말레이시아 산다칸에서 구조 및 재활을 거쳤다는 내용이 적힌 태그가 부착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바다거북이 어떤 이유로 구조됐었는지와 언제 야생으로 풀려났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후 바다를 떠돌다 산다칸에서 직선거리로 약 800㎞ 떨어진 세부 근처에서 어민들에게 붙잡혀 도살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에 체포된 해당 식당 관계자들은 고기의 출처를 밝히길 거부하고 있다.

이 식당은 바다거북 고기를 이용해 `라랑`(larang)으로 불리는 현지 음식을 만들어 팔아왔다.

바다거북 고기가 들어간 라랑은 1인분에 90페소(약 1천920원)로, 물고기로 만든 라랑(75페소·1천600원)보다 약간 비싼 가격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필리핀은 바다거북을 죽이거나 매매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정력에 좋다는 믿음 때문에 바다거북 고기 유통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필리핀 야생자원보전보호법은 멸종위기종이나 부산물을 매매할 경우 6개월 이상 1년 이하의 징역과 1만 페소(약 21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 위기종(Endangered)인 바다거북을 도살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은 더욱 강력해서 6∼12년 징역과 10만∼100만 페소(약 210∼21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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