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11일 오후 4시20분

국내 사모펀드(PEF) IMM인베스트먼트와 JKL파트너스가 GS그룹의 전산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시스템통합(SI) 업체 GS ITM을 공동 인수한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와 JKL파트너스는 GS ITM 지분 80%를 인수키로 결정하고 지난 10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금액은 1000억원으로 IMM인베스트먼트와 JKL파트너스가 500억원씩 나눠 투자한다. 이르면 연내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GS ITM은 GS그룹의 전산 서비스를 맡는 기업으로 허서홍 GS에너지 전무(지분율 22.7%), 허윤홍 GS건설 부사장(8.4%),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7.1%) 등 GS그룹 오너 일가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001억원에 영업이익 63억원을 올렸다.

GS ITM의 주요 고객은 GS리테일, GS칼텍스 등으로 GS그룹 내부 거래 비중이 절반 이상이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으로 거론됐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대기업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20%를 넘는 비상장사는 내부거래 비중이 연 매출 기준 12% 이상이면 정부 규제를 받도록 돼 있다.

이 같은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7월 삼일PwC를 매각주관사로, KL파트너스를 매각법률자문으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나섰다. 매각 초기에는 GS그룹의 물량 보존 방법과 거래금액 등에 대한 눈높이가 맞지 않아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주주들이 많다는 점도 매각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IMM인베스트먼트와 JKL파트너스가 적극 나서면서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이들은 국내에서 SI 사업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해 인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전산 시스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대기업들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때문에 계열사보다는 외주 업체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국내 대기업 여럿이 SI 관련 기업을 매물로 내놓거나 외주를 통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고 있는 게 최근 추세다.

GS ITM 외에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국내 대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최근 활발하다. LG그룹은 MRO(소모성자재구매) 부문 계열사인 서브원을 홍콩계 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했고, 총수 일가가 보유한 판토스 지분 19.9%는 미래에셋대우에 넘겼다. SK그룹도 SK해운과 SK D&D 등을 국내 PEF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이동훈/정영효 기자 leedh@hankyung.com